국내 첫 프리미엄빙수 밀탑, 코스닥 상장사 인수 성공할까?

국내 최초의 빙수 브랜드 밀탑이 터치 컨트롤러 IC(직접회로) 전문기업 멜파스 (151원 ▼119 -44.07%) 인수를 추진한다. 멜파스의 실적이 급감하고 있고, 밀탑이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에서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25일 멜파스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리안추앙 일렉트로닉 테코놀로지(이하 리안추앙)는 지난 20일 밀탑과 보유주식 235만4119주(6.51%)를 총 61억2000만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단가는 2600원으로, 오는 9월 6일 잔금(49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멜파스는 최대주주인 리안추앙과 특수관계자인 강서연창규곡투자유한공사가 총 739만4199주(21.3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M&A(인수합병)는 리안추앙의 지분 일부만 밀탑이 인수하고 남은 주식과 특수관계자 보유주식은 투자조합과 1개 법인이 인수하는 구조다. 이들이 인수하는 물량은 모두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리안추앙이 보유한 411만4119주 가운데 밀탑이 인수한 뒤 남은 주식 176만주는 미토스1호투자조합이 양수한다. 또 강서연창규곡투자유한공사가 보유한 328만주는 오디세우스4호조합과 까롯이 인수한다. 조합과 까롯의 인수단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멜파스는 밀탑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2834원이다.

1년만에 176% 수익률, 리안추앙 투자 대박
리안추앙은 멜파스 투자 1년여만에 68억의 투자수익을 올리게 됐다. 리안추앙은 지난해 6월 멜파스의 유상증자에 38억7500만원을 투자, 411만여주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투자단가는 주당 942원이다. 리안추앙은 이번 매각으로 68억21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수익률은 176%에 달한다.


하지만 강서연창규곡투자유한공사는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6월 유상증자로 주식을 취득한 강서연창규곡투자유한공사는 보유주식의 단가가 5513원이다.

빙수업체 증시입성, 자금력은 의구심
밀탑은 1985년 강남 압구정에서 현대백화점 1호점 오픈과 함께 시작한 프리미엄 빙수 전문 브랜드다. 전국의 현대백화점, 아울렛 등에 입점해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두바이 등에도 진출해 있다.

밀탑의 최대주주는 지분 98.51%를 보유한 유조이그린홀딩스다. 2017년 데일리금융그룹이 김경이 창업주로부터 지분을 인수했고, 이후 다시 최대주주가 유조이그린홀딩스로 바뀌었다.

밀탑은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82억원으로 전년대비 32.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밀탑은 지난해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900만원에 불과하다. 회계법인도 지난해 밀탑의 총 부채가 총 자산보다 32억원이 많아 계속 기업의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한 불활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밀탑이 외부자금을 동원해 멜파스를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는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오디세우스조합이 다른 코스닥 M&A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다. 당시에도 신사업을 추진한 기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FI들이 전 최대주주의 주식을 인수한 뒤 팔아 차익실현한 바 있다.



실적 꺾인 멜파스, 판교 사옥 매각자금이 관건
멜파스는 올 2분기 매출이 54억원으로 전년대비 52.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주력 매출인 휴대폰 및 태블릿PC에 탑재되는 터치 컨트롤러 IC의 매출이 줄고, 단가 인하를 통해 수익률이 악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으로 집중한 무선충전IC는 아직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멜파스가 M&A 매물로 관심받은 건 내년 상반기 매각이 가능한 판교 사옥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층 규모의 판교 사옥은 예상 매각가가 4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차입금(220억원)을 상환하더라도 회사 인수금액 이상의 돈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멜파스의 실적 회복을 위해 내년 건물 매각금액으로 신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많다"며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인 투자조합들이 인수한 구주와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홍콩투자회사의 주식 등 총 730만여주가 장내에 출회될 수 있는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