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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적인 안인데…" 현대제철 자회사 통한 '협력사 직고용'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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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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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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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적인 안인데…" 현대제철 자회사 통한 '협력사 직고용' 진통
현대제철이 계열사를 통해 협력사 직원들을 채용하는 가운데 직고용을 주장하는 노조와의 싸움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급기야 일부 협력사 직원들은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불법 점거하고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압박이 기업의 인력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과 유사한 근로자지위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기업들도 근심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2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당진제철소 앞에서 협력사 직원들이 모여 현대제철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임금협상 시 협력사 대표가 아닌 원청업체인 현대제철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것도 요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경찰 추산 1400명, 노조 추산 2000명이다.

당진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라 50인 미만이 참가하는 집회·행사만 가능하다. 경찰이 집회 전 "집회가 종료된 후 주최자 등 불법 집회 개최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엄중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집회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앞서 협력사 직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00여명은 지난 23일 오후부터 당진제철소 사무동을 점거 중이다. 조합원들의 사무동 진입 과정에서 당진제철소 보안업체 직원 10명와 직원 1명 등 총 1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비정규직지회의 점거로 당진제철소의 생산 차질도 예상된다. 비정규직지회가 점거한 사무동 통제센터는 제철소 생산 운영 및 안전, 정비, 품질, 환경, 재경, 물류관련 부서 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점거 당시 근무중이던 직원들은 비정규직지회의 퇴거 요청으로 현재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제철소 내 다른 사무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현대제철이 지난달 발표한 협력사 직원 고용 방안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벌어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당진과 인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지분 100% 출자 자회사인 현대ITC를 설립하고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임금은 기존 현대제철 정규직 임금의 60% 수준에서 80% 수준으로 인상하고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 본사 정규직 복리후생도 지원한다.

하지만 채용 대상 7000여명 중 2600여명은 본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직고용 외에도 불법파견 소송 취하를 전제로 자회사 채용이 진행된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내하청 직원 500여명은 현대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직접고용요구소송)에서 1·2심 모두 승소하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본사 직고용은 과도해…법원도 "자회사 채용도 직접 고용 인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SGTS 설비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SGTS 설비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자회사 채용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자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현대위아 사내 협력업체 소속 A씨 등 64명이 현대위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현대위아가 이들 직원을 직고용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현대차, 기아, 포스코, 한국GM 등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위아의 소송 당사자는 64명이지만 다른 협력업체 파견 직원들까지 소송을 벌인다면 정규직의 2배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 2000여명을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인건비가 크게 가중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아직 소송 당사자를 직고용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협력사 직원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전향적인데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가 있긴 했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협력사 직원 189명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내렸으나 사측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도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 조직 규모와 업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기관별로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 기업 등 전환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현대제철로선 정부 권고사항 이상의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자회사를 통한 파견·용역 직원 채용을 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한 판례도 나왔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FMS 직원 6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소송에서 최근 법원은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제13민사부(홍기찬 재판장)는 지난 6월 "한전FMS는 정부 정책에 따라 파견·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한전 지분 100%로 신설된 자회사"라며 "정부 지침도 이들의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직접 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어 한전은 고용의무를 이행했다"고 판결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회사 채용은 법적으로 인정된 고용 방식"이라며 "현대제철에선 타기업들과 달리 굉장히 많은 부분을 양보해 타협안을 내려놓은 건데 노조에서도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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