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1호봉 공무원 월급' 최저임금 알바보다 적다? 실수령액 봤더니

(고양=뉴스1) 황기선 기자 =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1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면접시험'에서 응시생들이 대기실에서 면접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1.8.4/뉴스1

내년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1.4%로 정해지면서 신입 하급공무원과 최저임금 근로자간 임금이 역전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하급공무원이 최저임금 근로자보다도 적게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일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1.4%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5년 평균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지난 30년간 정부 가운데 가장 낮은 2%초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전까진 이명박 정부 시절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2.28%로 가장 낮았다. 특히 이번 정부 집권 초기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이면서 공무원 임금은 매년 신입 하급공무원 봉급과 비교됐다.

봉급만 보면 올해 일반직 공무원 9급 1호봉의 봉급은 165만9500원이다. 이는 경찰공무원 순경 1호봉, 소방근무원 소방사 1호봉과 같다. 반면 올해 최저임금을 주휴수당 포함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으로, 오히려 최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공무원 실수령액에는 직급보조비 등 각종 수당이 포함된다. 공무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일반 하급공무원의 직급보조비와 정액급식비는 매달 각 15만원 정도다.
9급 공무원 1호봉 vs 최저임금 근로자, 실수령액 차이는?여기에 공무원도 각종 공제가 있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공무원 9급 1호봉의 경우 올해 기준 기본적인 수당만 지급받고 공제한다면 약 170만원 정도의 실수령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최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4대 보험 등이 공제되고, 공제 후 월 실수령액은 165만6190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최저임금 근로자와 9급 공무원 1호봉이 받는 실수령액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우 거의 매번 설과 추석 등에 봉급의 60%씩 명절수당을 받는다. 명절 수당이 약 100만원 가까이 지급되는 셈이다. 이밖에 추가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 포함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나 최저임금 근로자와 격차가 더 커진다.

또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호봉과 직급에 따라 정해진 봉급에 대한 인상률이 아니다. 공무원 월급을 최저임금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공무원의 보수인상률은 처우개선률로도 불리는데 공무원에 지급하는 모든 봉급과 수당 등의 총액에 대한 인상률로 보면 된다. 총액에 대한 인상률이 정해지면 구체적인 항목에 대해 인사혁신처가 봉급이나 수당 등에 반영하는 식이다. 오히려 어떤 수당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고, 봉급은 동결되더라도 특정 수당만 인상될 수도 있는 셈이다. 반면 내년 최저임금 9160원, 월 환산액 191만4440원은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인상률이 정해진다.


실제로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최저임금을 고려해 공무원의 실제 보수를 책정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모든 직군 신입 9급 공무원 1호봉의 봉급과 수당을 반영한 평균 실수령액이 얼마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고, 정부도 별도로 파악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공무원 보수인상률 심의시엔 최저임금 등 다양한 지표 등을 고려해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