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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셔서 못한다 했는데…"차빼라" 해놓고 '음주단속'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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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셔서 못한다 했는데…"차빼라" 해놓고 '음주단속'한 경찰

머니투데이
  • 임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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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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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술을 마신 다음날 주차된 차를 이동해 달라는 경찰관의 지시를 받아 운전대를 잡았던 4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1부(부장판사 장재용·윤성열·김기풍)는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 받은 A씨(45)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1일 저녁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지구대 주차장에 카니발을 주차한 뒤 맞은편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다음날 오전 7시쯤 차를 이동해 달라는 경찰관의 연락을 받은 A씨는 "술을 마셔 당장 운전할 수 없다"고 답했지만 경찰관은 대리운전이나 지인을 불러 차를 이동하라고 A씨를 여러 차례 재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씨는 오전 8시30분쯤 지구대 주차장에서 도로까지 약 10m 거리를 직접 운전해 차를 뺐는데, 이때 경찰관이 돌연 음주측정을 실시했다. 전날 술을 마셨던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59%로 면허 정지수준이었다.

재판에서 A씨는 경찰관이 수차례 전화해 운전을 하도록 했으며, 운전하자마자 음주측정기로 단속했다며 함정수사라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A씨의 운전행위 이후 곧바로 음주측정을 하는 등 수사로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인 '음주운전단속결과통보' 등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관들이 현저하게 부당한 수단을 사용하며 범행을 일으키게 한 후 단속했다고는 인정하기 부족해 함정수사는 아니라고 판시했다. 경찰관에게 따로 죄책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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