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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사모펀드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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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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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국장
이진우 국장
"저의 곤궁한 상황을 기회로, 거래종결 이전부터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하고….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쉽게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남양이 남양했다"는 소리를 듣는 남양유업 매각결렬 사태의 당사자인 홍원식 회장이 발표한 입장문을 보면서 '부도덕한 사모펀드'란 표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부도덕한 한앤컴퍼니'라고 적시하지 않고 사모펀드업계로 전선(?)을 확장해 '기업사냥꾼'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략적 의도가 아니냐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는 "다른 곳도 아니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일가의 입에서 '부도덕'이란 소리를 듣다니 사모펀드업계로선 '충격과 의문의 1패'가 아닐 수 없다"고 불편해했다. 협상 당사자의 잘잘못을 떠나 기업사냥꾼, 먹튀, 악덕자본 등 부정적 수식어가 따라붙는 사모펀드업계의 '프레임 스트레스'가 엿보인다.

사모펀드에 대한 거두절미 거부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려고 하면 악덕 투기자본이 들어와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을 잘라내고 자산을 팔아먹고 회사를 껍데기로 만든다거나 무지막지한 긴축경영으로 수익성을 높여 놓곤 미련 없이 회사를 팔고 나간다는 일관된 로직의 주장들이 노조를 중심으로 난무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사모펀드는 늘 영악하게 돈냄새를 맡고 들어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재무제표를 '예쁘게' 꾸미고 큰돈을 벌고도 로비를 통해 세금을 회피하면서 빠져나가는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집단으로 묘사된다.

IMF 외환위기로 망가진 국내 기업들이 외국 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해외 헤지펀드들이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등의 사례들이 부정적 이미지를 더했다. 그래서인지 사모펀드를 잘 모르는 주변 사람들도 그냥 하는 짓이 얄밉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위기에 빠진 기업을 인수해 군살을 빼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것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데 여전히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은 정의와 거리가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이제 우리 경제생태계의 엄연한 큰 축이다. 경영권 매각을 통해 엑시트(투자 회수)를 하려면 성장과 효율의 관점에서 경영성과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순기능이 훨씬 크다. 남양유업은 사모펀드로 팔린다는 소식에 주가가 한때 2배나 올랐다.

사모펀드는 출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운용한 뒤 수익을 되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 상당수 사람은 그 차액을 다 챙겨 떼돈을 버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큰손의 출자자(LP)는 국민연금(대다수 국민), 교원공제회·사학연금(선생님), 공무원연금(공무원), 군인공제회(군인), 경찰공제회(경찰) 등 우리 주변의 돈이 모인 곳이다. 무작정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사모펀드업계도 출자자를 위한 선관주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공정과 정의, 상생이라는 최근 유독 예민해진 시대적 흐름을 소홀히 해 '부도덕'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우(憂)를 범하지 않을지 늘 고민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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