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가는 국내 보험사…美·中·동남아 뚫을 전략은 '이것'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인구증가율 감소와 보험시장 성숙화, 초저금리 시대 장기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은 성장에 한계를 보였다. 국내 보험사들 중 일부는 일찌감치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도 그 중 하나다. 1984년 처음으로 미국령 괌에 첫 해외 지점을 개설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후 미국 본토에서 영업권을 늘려가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제2의 내수시장 확보를 미·중·동남아 3대 권역을 통해 이룬다는 복안이다.

철저한 현지화로 美 시장 공들여…괌에서는 점유율 1위

DB손보 글로벌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현지화다. 단순히 현지 직원을 고용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영업 대상도 현지인 중심이다. 해외에 사는 교포들이나 국내에서 진출한 법인이 주력인 일부 경쟁사와 결이 다르다.

이 같은 해외 공략 해법을 움켜쥐고 DB손보가 가장 공을 들인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보험시장이며 선진시장이다. 외국보험사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높지 않다. 선진금융기법과 해외 영업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DB손보는 현지 영업채널을 확보해 축적한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지점 형태의 사업구조를 미국 내에서 구축해 왔다. 시작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40여년전 괌이었다. 이후 2006년 하와이지점을 개설했고, 2009년엔 본토 캘리포니아로 지점을 확대했다. 2011년엔 뉴욕, 2018년엔 오하이오주, 2019년엔 인디애나주, 지난해에는 펜실베니아주·텍사스주에서 보험 사업을 개시했다.

특히 해외 시장 개척 첫 삽을 뜬 괌에서는 DB손보의 시장 점유율이 19.3%로 1위에 오를 정도다.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와이에서는 올해 4월 하와이지역 최대 손해사정사인 '제이엠앤코(JM&Co)'를 인수해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본토에서도 현지인 대상 자동차보험과 주택화재보험을 판매하며 성장 기반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뉴욕주에 설립한 해외자문 투자법인을 통해 자산운용을 고도화 하고 해외 투자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DB손보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코로나19(COVID-19)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국 에서 2020년 108억원, 올해 상반기까지 103억원의 이익을 내며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

신흥시장 중국과 베트남도 진출…사업 노하우 쌓으며 시장 공략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DB손보의 아시아 전초기지다. 금융 선진국 미국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흥시장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DB손보는 2006년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2011년 2월엔 지분투자를 통해 청도 합자중개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2013년엔 중국 서부지역 최초 보험사인 안청사 지분 15.01%를 사 들였다. DB손보의 중국 내 전체 이익은 아직 20억원 수준으로 높지 않다. 하지만 공동으로 보험사업을 추진하거나 경영 등에 참여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보험 영업 노하우를 쌓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비교할 때 보험침투율(GDP대비 총수입보험료)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동남아시아 주요국가들 역시 DB손보의 차세대 공략 시장이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가 있는 베트남 시장에 2011년 발을 디뎠다. 2015년 1월 베트남 손보 시장 점유율 5위 PTI손해보험을 인수했다. 현재 점유율 3위까지 도약했다.

다음 관심지는 인도차이나 전반…미얀마 시장 주목

DB손보의 관심은 이제 인도차이나반도로 향해있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주변 국가인 라오스, 미안먀, 캄보디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미얀마 시장을 동남아시아 두번 째 공략 거점으로 찍은 상태다.

아직 정치적 상황 등이 좋지 않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 평균이 10% 수준일 만큼 가파르게 경제규모가 성장해 왔다. DB손보는 2014년 8월 국내 손보사 중 유일하게 미얀마 사무소 개설인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수도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열었다.

미얀마는 2019년 처음으로 보험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DB손보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베트남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미얀마 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현지 손보사의 브랜드·채널·인프라를 조사해 사업파트너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동남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일종의 공식"이라며 "국내 보험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파트너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