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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시? 박지원 지휘?…'내로남불' 핑퐁에 국민만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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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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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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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읽어주는 기자]

(서울=뉴스1)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3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해 개발중인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2021.9.13/뉴스1
(서울=뉴스1)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3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해 개발중인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2021.9.13/뉴스1
'검찰 청부 고발' 의혹을 놓고 여야 간 역대급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오가고 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억측을 하지 말라"는 말이 핑퐁처럼 양 진영을 오간다. 오염에 가까운 정치공세에 지켜보는 국민만 피곤하다.


윤석열이 '청부 고발' 지시했다?…文대통령-김경수는?


지난 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검찰 청부 고발'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의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사 출신인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에게 여권 정치인에 대한 형사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사실이라면 검찰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게 된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여권 인사들은 앞다퉈 '윤석열 책임론'을 내세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충격적인 검찰의 청부 고발 사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접 답해야 한다"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검찰의 그런 행태는 대항하면 없는 죄도 만들겠다는 타락"이라고 비판했다. 여전히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이 윤석열 가족 보위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 의혹에 윤석열 전 총장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는 점에 있다.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도, 제보자 조성은씨도 증명해낸 게 없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직책이 '검찰총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점 정도가 '윤석열 지시 혹은 묵인설'의 근거다.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 많은 셈이다.

민주당에 '내로남불의 부메랑'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던 게 불과 지난 7월의 일이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대변인이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활약했고, '드루킹 댓글 조작' 역시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청부 고발' 의혹에 윤 전 총장을 연계시킨 "최측근이 한 일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는 논리는 '드루킹 댓글 조작'에도 적용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에 청부 고발 책임이 있다면 문 대통령에게도 댓글 조작의 책임이 있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에 나와 "김경수 전 지사는 문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을) 사주한 건가. (여당에서) 아니라고 하지않았나"라며 "이거 잘못하면 그냥 둘 다 세트로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이 '조성은 제보' 지휘? 그럼 윤석열은?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11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박지원 국정원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이상일 윤석열 캠프 공보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11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박지원 국정원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이상일 윤석열 캠프 공보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런데 윤석열 전 총장 측도 똑같은 '내로남불의 부메랑'을 던지고 있다. '검찰 청부 고발' 의혹 제보를 박지원 국정원장이 사실상 지휘했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원장이 가까운 사이고 지난 8월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게 주장의 주 근거다. 미팅 전날 조씨가 106건에 달하는 의혹 관련 자료를 다운로드했다는 점도 근거로 언급된다.

조씨가 지난 12일 SBS에 나와 이번 의혹의 보도 시점과 관련해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지원)이나 내가 원했던 거나, 내가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한 게 논란이 됐지만 조씨 본인이 "얼떨결에 나온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상황이기에, 검증이 더 필요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힘은 '박지원 게이트'라는 단어까지 쓰며 박 원장의 정치공작설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조씨의 '우리 총장님' 발언에 대해 "나에 대한 정치 공작을 함께 상의하고 논의했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그 모든 것에 박지원 원장이 결부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정원장이 모든 것을 다 지휘한 꼴"이라고 했다.

정황을 검증하자는 것과 '국정원장의 선거개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검찰총장의 복심인 수사정보정책관이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검찰총장이 다 알 수 없다고 해명해온 윤석열 캠프가, 조성은씨와 특수관계인 박지원 원장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내로남불일 수밖에 없다.


주고받는 내로남불…"허탈해질 것"


여야 모두 같은 논리로 '내로남불 정치공세'를 주고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원칙도, 사실관계 파악에 대한 의지도 없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일단 던지고 본다. '팩트' 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상대방에 밀리면 안 된다는 진영논리가 작용한다. 서로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해도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에 "애초에 '총장 사주설'이나 '원장 공작설'이나 넘어야 할 고비가 너무 많은 설"이라며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도 처음의 (문제) 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는 '스모킹건 없는 스모킹'"이라고 평가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에 "결국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나 하며 허탈해하는 시간을 맞게 될 것만 같다"며 "정치란 게 참 쓸모없을 때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결국 각자 믿고 싶은대로 믿으면서 투표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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