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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의 눈물"···샤넬, 로레알, 시세이도 명품화장품의 '쌩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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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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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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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명품화장품 매장...직원들 열악한 처우·실질임금 급감에 '총파업' 임박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 직원이 파업 티셔츠를 입고 '복장 파업' 쟁의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 직원이 파업 티셔츠를 입고 '복장 파업' 쟁의에 참여하고 있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세련된 유니폼, 백화점 1층 명품화장품 브랜드 K에서 근무하는 A씨는 오전 9시30분에 출근한다. 오전 10시30분까지 휘장을 걷고 매장 집기를 하나씩 다 열고 본사 가이드라인에 맞춰 화장을 한다. 청소를 한 뒤 매장이 오픈하면 손님 응대를 시작한다.

혼자 근무하기 때문에 매장을 비우고 화장실을 갈 수는 없다. 눈치껏 옆 매장 직원과 친해진 뒤 매장을 부탁하고 가능한 빠르게 용무를 보고 온다. 오후 교대 근무자가 출근할 때까지는 식사를 할 수 없다. 창고정리와 재고파악, 회사에서 내려오는 전산업무는 상시다. 혼자서 쉴 틈도 없는데 작년부터 월급이 크게 줄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손님을 보며 화사하게 미소짓는 '글로벌 명품 화장품 브랜드 직원' A씨의 월급은 200만원을 겨우 넘는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뷰티 불황이 장기화되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을 견디지 못한 백화점 뷰티 근로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로레알코리아와 샤넬코리아, 한국시세이도 3사의 백화점 서비스직 노동자들이 노동쟁의를 개시하면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줄어든 임금과 온라인 유통 채널 전환에 따른 피해 보상을 위해 외국계 명품화장품 본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결렬됐다.

1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코리아, 샤넬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백화점면세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은 14일부터 전국 백화점에서 파업 티셔츠를 착용하고 백화점에 출근하는 '복장 파업' 쟁의에 들어갔다. 외국계 명품 화장품 기업 3사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 파업 쟁의에 들어가는 것인 이번이 처음이며 로레알코리아는 법인 설립 이래 첫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쟁의에 참여하는 로레알코리아의 전국 백화점 매장 직원 조합원 수는 약 1000여명, 샤넬코리아의 샤넬뷰티 백화점 판매사원의 수는 400여명, 한국시세이도는 200여명으로 총 1600여명에 달한다.

로레알코리아 랑콤의 모델 수지의 '땡이돌' 파운데이션 홍보 이미지/사진=랑콤
로레알코리아 랑콤의 모델 수지의 '땡이돌' 파운데이션 홍보 이미지/사진=랑콤
로레알코리아와 샤넬코리아, 한국시세이도 직원들은 △코로나19 이후 결여된 실질임금보상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의 기여도 인정 △백화점의 일방적인 연장 근무에 대한 노조 합의 △사전지정 휴일의 보장 △공동휴식권(명절 휴일)의 보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화점 매장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극도로 악화됐다. '방역'을 이유로 매장 1인 근무가 권장되면서 나홀로 매장을 지키는 직원이 증가했고 장시간 화장실을 못가 방광염에 걸리거나,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손님을 응대하는 일이 발생했다. 로레알코리아의 경우 17개 브랜드 백화점 매장의 65% 가량이 3인근무 체제로 사실상 대부분의 매장에서 1인이 근무 중이다.

서울 시내 백화점 L브랜드에서 근무하는 직원 B씨는 "코로나19 이후 방역을 이유로 1인 근무가 권장되면서 노동강도가 크게 높아진 반면 임금은 오히려 급감했다"며 "본사에서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인센티브를 받는데 코로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목표치가 제시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뷰티 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은 최저임금으로 수렴됐다. 로레알, 샤넬 등 외국계기업 임금체계는 기본급에 성과급(인센티브), 시간외근무로 이뤄진다. 기본급은 시간당 거의 최저임금 수준으로 본사에서 제시한 목표치(매출)을 달성했을 때 받는 인센티브와 시간외 근무 수당이 급여의 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매출이 반토막났지만 본사 측은 목표치를 10%포인트 하향 조정해주는데 그치면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본사에서 단축근무를 권장하면서 시간외근무 수당도 사라졌다.

시세이도 화장품 이미지
시세이도 화장품 이미지
지난해부터 시작된 본사 측의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전략 또한 백화점에는 독이 됐다. 온라인몰에서 15% 할인을 제공하고 네이버 쇼핑라이브 특집 행사에서는 10% 할인에 10% 적립 등 오프라인이 경쟁하기 힘든 파격적인 판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오프라인 매출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 와서 립스틱과 아이섀도우 색상을 확인한 고객들이 주문은 온라인으로 넣으면서 백화점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E브랜드에서 근무하는 C씨는 "본사에서 공식몰이나 SSG닷컴,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립스틱이나 에센스 1+1 이벤트를 진행할 때마다 절망에 빠진다"고 말했다.

김소연 샤넬코리아 지부장은 "외국계 본사는 탄탄한 이익을 내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노동환경 악화와 임금 감소의 부담을 매장 직원들만 지게 됐다"며 "줄어든 실질임금 감소분을 인정해서 보상하고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들의 기여도 또한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는 1993년 국내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로레알코리아 노동조합의 파업 결의는 설립 이래 처음이다. 하인주 로레알코리아 지부장은 "회사 측과 20여차례 넘는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고 지난 13일자로 조정은 결렬됐고 단체 파업권이 발생했다"며 "쟁의 기간에도 대화의 가능성은 계속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임박에 대해 샤넬코리아 본사 측은 "샤넬코리아 노조 지부에서 쟁의 시작을 알렸다"며 "현재 협상이 결렬된 상황이나 회사는 열린 마음으로 성실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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