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낮추고, 출사표 내고"…운용사, ETF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운용 보수를 낮추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를 기점으로 ETF 시장에 개인 투자자가 증가하고, 시장이 12조 이상 성장하자 자산운용사들이 ETF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액티브 ETF 시장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테마형 ETF가 아닌 비정형 데이터와 고유 데이터 셋을 접목한 ETF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에는 신한자산운용의 새로운 ETF 브랜드명을 단 'SOL 미국S&P500ESG ETF'가 상장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14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명을 '스마트'에서 '쏠(SOL)'로 새롭게 바꾸며 ETF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ETF 보수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6일부터 ETF 5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2%로 인하한다.

대상 상품은 'KINDEX 코스피 ETF △'KINDEX 코스닥150 ETF △KINDEX KIS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 △ KINDEX 국고채10년 ETF △KIN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 등이다.


이달 초 삼성자산운용도 중국 관련 ETF 4종에 대한 보수를 인하했다. 코덱스 차이나 A50 등 4종의 총보수를 연 0.12%로 낮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7월 'TIGER레버리지', 'TIGER인버스' ETF 총보수를 각각 기존 0.09%에서 0.022%로 인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이 높은 레버리지 관련 ETF를 낮추고,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강세를 보이는 중국 관련 ETF 보수를 인하한 것이다. 지난달 말 순자산가치 총액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45.2%와 31.6%로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ETF 사업을 이처럼 강화하는 것은 최근 ETF 시장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64조1870억원으로 지난해 말 52조365억원 대비 12조1505억원 증가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전략팀장은 "올해 ETF 순자산총액 급증을 이끈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라며 "과거에는 기관이 ETF 시장을 주도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관련 수요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ETF에 눈을 돌린 것은 ETF의 보수가 공모 펀드 대비 낮은 데다 매도와 매수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큰 업종이나 종목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테마형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마케팅 부문장 상무는 "ETF 개인투자자의 주 연령층은 20~40대로, 자기주도적으로 투자하는 스마트 투자자들"이라며 "ETF의 경우 리밸런싱 주기가 짧고, 펀드 보유내역을 바로 알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ETF 순자산총액 증가분의 절반 가량인 6조원 이상을 개인이 순매수 했다"며 "투자자들이 ETF 시장에 몰리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