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앞으로 처벌한다…경찰 위장수사 가능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중학생 딸을 둔 학부모 A씨는 얼마 전 딸의 SNS를 보고 경악했다. 중학생 딸이 성인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성인들 간에서나 나눌 수 있는 수준의 성적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해당 남성은 딸에게 성적 행위를 실시간 영상 등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앞으로 이 같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온라인 그루밍 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 처벌 근거를 마련한 개정안에 따라 온라인 그루밍이 신종 성범죄로 범죄 구성요건으로 규정되면서다. 범죄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경찰의 신분비공개·위장수사 특례 역시 처음으로 제도화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유인·권유하는 온라인 그루밍 행위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오는 24일부터 시행된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그루밍 행위를 할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경찰이 신분을 비공개하거나 위장하여 수사할 수 있는 특례가 마련됐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하여 범죄와 관련된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으며(신분비공개수사) △범죄 혐의점이 충분히 있는 경우 중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득이한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분을 위장해 수사(신분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온라인 그루밍 행위 처벌과 신분비공개·위장수사 시행을 계기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