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8세' 아동수당 3년의 변화…OECD 29개국은 15세 이상도 받는다

정부가 내년부터 아동수당 대상자를 만 8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만 7세 미만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아동수당법에 근거한다. 제도 개선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아동수당 대상자의 추가 확대와 지급금액 인상 논의도 활발하다.

"아동수당 늘리자"…정치권의 단골메뉴가 된 아동수당 확대
23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21대 국회에 발의된 아동수당법 개정안은 총 11건이다. 이 중 아동수당 대상자와 지급금액의 확대를 담은 개정안은 8건이다.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표발의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아동수당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부안과 동일한 법안은 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대표발의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아동수당 대상자를 만 8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허 의원은 정부안에 맞춰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575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동수당 대상자 확대를 다룬 법안은 과거에도 꾸준히 나왔다. 강선우 의원은 아동수당 대상자에 만 13세와 16세를 추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춘숙 의원과 고영인 의원은 대상자를 각각 만 12세 미만, 18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18세 미만으로 확대할 경우 필요한 추가 재정은 연평균 5조7930원이다.

연령 확대에 방점을 찍었던 아동수당법 개정안은 최근 지급금액 확대에도 주목한다. 신동근 의원은 아동수당 대상자를 만 13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지급금액을 월 15만~5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유기홍 의원안은 만 18세로 확대하고 지급금액을 연령별로 차등하는 내용이다.


이규민 의원은 아동수당 지급금액을 만 2세 미만에겐 100만원, 만 2세 이상 7세 미만에겐 50만원으로 규정하는 가장 파격적인 법안을 발의했다. 추가로 필요한 예산만 연평균 14조2239억원이다. 고영인 의원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영아수당과 맞물려 만 2세 미만 아동에게 최대 5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근거법을 마련했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9월17일 아동수당 도입 3주년을 맞아 서울시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개최한 '아동복지정책 진단과 발전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2018년 9월 그 때 무슨 일이?
정부와 국회가 모두 아동수당 확대를 언급하고 있지만, 도입 초기만 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동수당이 시행된 건 2018년 9월. 시행 당시 아동수당은 여야의 합의로 소득하위 90%인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했다. 선별지급을 위한 행정비용을 두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정치권은 이듬해 아동수당의 보편지급으로 선회했다. 2019년 9월에는 아동수당 대상자를 만 7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2018년 9월 195만1000명이었던 아동수당 대상자는 2019년 9월 268만5000명으로 늘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아동수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아동수당 대상자는 248만명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아동수당의 전세계적인 추세와 부모들의 양육비용 등을 감안해 아동수당 확대를 꾸준히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3개국 중 만 15세 이상에게 지급하는 국가는 29개국이다. 호주(만 6세 미만)만 한국보다 지급 연령이 낮다.

보건복지부의 '아동수당 및 출산·양육 지원체계 발전 방안 연구'를 보면 만 17세 미만의 자녀 관련 지출은 평균 77만6000원에 이른다. 12세~17세 자녀의 관련 지출은 104만1000원으로 평균보다 높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하는 엄마(워킹맘)들이 원하는 아동수당 금액은 36만2200원이다.

하지만 아동수당이 국비와 지방비 매칭으로 이뤄지고 있어 급격한 확대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아동수당 추가지급은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계적인 확대에 무게를 둔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아동의 보편적 권리보장과 가정의 양육부담 경감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지속적,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