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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국유화' 한 이후…中경제는 이대로 망가질까? [김지산의 '군맹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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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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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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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군맹무상(群盲撫象). 장님들이 코끼리를 더듬고는 나름대로 판단한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잘 보이지 않고, 보여도 도무지 판단하기 어려운 중국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그려보는 코너입니다.
헝다가 충칭에서 짓다 만 아파트/사진=바이두
헝다가 충칭에서 짓다 만 아파트/사진=바이두
파산을 목전에 둔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 뒤처리에 중국 정부가 나설 거라는 전망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앙정부는 헝다와 거리를 둔 채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에 뒷수습을 맡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쪼개질 헝다


지난 23일 대만 자유시보와 홍콩 명보는 경제 매체 아시아마켓(Asia markets)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헝다 차리 방안에 개입해 헝다를 3개 기업으로 쪼개는 방안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들에게 헝다그룹의 잠재적인 몰락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헝다그룹 재무상태 점검 △지방 국영·민간 개발업체들의 헝다 부동산프로젝트 인수 지원 △대중 시위 대응 준비 △경제 파급 효과 완화 방안 마련 등 임무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앞서 20일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헝다 경영진 말을 인용해 지방정부들과 국유기업들이 헝다를 몇 개로 쪼개 운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계 슈로더투신운용은 중국 중앙정부가 헝다 프로젝트를 쪼개 국유기업들에 넘기고 지방정부들은 헝다의 부동산 계약자들을 지원할 거라는 보고서를 냈다.

대부분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이 헝다 파산 이후 뒤처리를 맡을 거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결같이 중앙 정부는 직접 지휘하지 않고 일거리를 배분해주는 정도일 거라고 썼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보여온 태도와 일치한다.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장이 "정부 지원을 기대하지 말라"고 일갈한 것이나 환구시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가 충이 톈진 재정경제대학 교수의 말을 빌려 "빚에 의지해 발전해온 헝다의 오늘날 위기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결과"라고 보도한 건 중국 정부의 의중을 그대로 보여준다.

과정이 어떻든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이 헝다를 떠안을 가능성은 점증되는 양상이다.



지방정부에 폭탄 돌리기?


헝다 부채는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고 가뜩이나 살림이 팍팍한 지방정부들이 부채 폭탄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앞서 언급된 슈로더투신운용은 보고서에 헝다 채무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방정부가 버젓이 존재하는데 가능할까? 2019년 12월 톈진시가 대주주인 지방 국유기업 톈진물산 사례를 보자. 톈진시는 50개 국유기업을 지배하는데 그 중 한 곳인 톈진물산이 11억달러 해외 빚을 못 갚겠다며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2018년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132위에 올랐던 곳이었다.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지만 톈진시는 뒷짐을 졌다. 결국 달러화 채권 투자자 중 57%가 원금의 37~67%만 받는 데 동의했다. 톈진시 재정이 워낙 시원찮았던 데다 국유기업이라고 지방정부가 다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일종의 경고였다.

지방정부가 국유화된 헝다를 청산시키겠다고 나오면 채권자들은 채무조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 헝다 자산이라고 해봐야 맹지에 가까운 방대한 땅과 200여 도시에서 짓다 수만 채 주택이 전부일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미 채무조정을 각오한 모양이다. CNBC에 따르면 UBS은행 애널리스트들은 헝다가 채무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현재 헐값에 거래되는 헝다 채권 가격 최저치와 예상 할인율 적용가를 비교하기도 했다. 헝다의 역외 채권은 190억달러정도다. 전체 부채의 6.5%에 이른다.

처리 방식이 회사가 망가지면 채권단 주도 아래 대주주 감자와 채무조정 수순을 밟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헝다 '국유화' 한 이후…中경제는 이대로 망가질까? [김지산의 '군맹무中']


지방정부의 '횡재', 부동산 리세일


헝다의 국유화는 지방정부에 돈 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땅장사로 연명하는 지방정부들에게 헝다 부동산은 그 자체로 돈이다.

2019년 상반기 말 현재 헝다가 중국 전역에 보유한 땅 면적은 3억1900만㎡에 이른다.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 크기다. 지방정부로서는 돈 받고 팔았던 땅을 우연한 기회에 다시 손에 넣은 뒤 타인에게 되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이 와중에 채무조정까지 했다면 금상첨화다.

땅 장사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 의존도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해 지방정부들이 거둔 토지 판매 수입은 8조4142억위안. 2010년 7500억위안의 10배가 넘는다. 지난해 전체 재정수입 18조2895억위안의 46%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현재 지방정부 부채 총액은 25조7000억위안에 이른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음성부채가 14조8000억위안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통제 가능한 '찻잔 속 태풍'


채권단이 손실을 감내하고 국유화된 헝다가 기존 800여개 프로젝트를 이어가거나 민간에 넘기면서 부동산 계약자 보호에 나선다고 해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아예 없을 수 없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말은 순간 자산가치 하락과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 투자 축소, 실업 등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형적인 불황 공식이다.

중국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중국이 총력을 다해 이에 맞설 게 분명해서다. 미국과 대립이 장기전 양상을 띠면서 내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쌍순환 경제가 좌초되는 것을 방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내년 10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제20차 공산당 대회가 열린다. 인민들의 불만을 키워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국은 통제사회다. 헝다에서 비롯된 기업과 개인의 충격 범위를 최소화 한 뒤 각종 부정적 뉴스와 지표를 차단할 수 있다. 소비심리 위축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중국이라면 가능하다.

최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충이 톈진 재정경제대학 교수 말을 빌려 "헝다는 그다지 크지 않은 기업"이라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헝다 사태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암시다. 충 교수는 헝다 파산을 가정해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거라는 해외 언론들에 "중국 발전 모델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부족하다"고 타이른 것도 비슷한 의미다.

서구에서도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통제력을 발휘할 거라는 시각은 많다. 블랙록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은행 시스템은 정부에 의해 통제를 받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중국 정부가 나설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움직일 것이고,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도 헝다가 파산하더라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아닌 19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과 유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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