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산하기관장 진용 윤곽…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권영걸 내정

취임한 지 5개월을 넘긴 오세훈 서울시장이 산하기관 새 수장 맞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 산하 문화예술 기관장들을 잇따라 내정한 데 이어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권영걸 서울예고 교장을 내정했다. 서울시의회는 "회전문 인사, 알박기 인사"라며 일부 인사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서울시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등 관련 절차를 통과했다. 사실상 오 시장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태로 알려졌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008년 설립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운영과 서울의 디자인 사업을 수행하고 디자인 정책을 연구하는 서울시 산하기관이다. 올해 예산만 480억원에 달한다.

권 내정자는 10년 전 오 시장의 재임 당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 디자인재단 이사장 등을 지내며 DDP, 고척스카이돔, 한강 르네상스 등 200여 가지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오 시장이 지난 15일 서울비전2030으로 발표한 '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권 내정자가 이끌 전망이다. 지천 르네상스는 서울 시내 실개천과 하천을 활용해 서울 어디서나 수변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계획이다.


서울시 산하 문화예술 기관장 진용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원장은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내정됐다. 안 내정자는 예술의전당 공연사업국장 출신으로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거쳐 2012년~2017년 국립극장장을 지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이사장과 대표로는 강규형 전 KBS 이사(명지대 교수)와 손은경 CJ제일제당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시의회는 일부 인사 내정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송명화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인사만사(人事萬事)라고 했다. 회전문 인사, 알박기 인사로 일관하고 있는 오 시장의 인사는 망사(亡事)에 다름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명화 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안 내정자에 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가담 의혹으로 이미 국민으로부터 '공직 부적격' 퇴출 선고를 받은 인물"이라며 "국립중앙극장장 재임시절에는 1년4개월 동안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공석 상태를 방치해 파행을 초래했고, 특정 연출가 교체 논란 등 블랙리스트 사건에도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송 대변인은 "서울시 공공기관장은 사적 논공행상을 따져 나눠 갖는 전리품이 아니다"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로 공공성에 대한 깊은 이해, 전문성과 자질을 겸비한 인재를 임명하는 것은 공직자의 선택이 아닌 의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