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와 제철의 만남, 혁신이자 포스코 생존 필수조건"

조주익 포스코 수소사업실장/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공법의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닙니다. 철강업의 근본이 바뀌는 혁신이며, 탄소중립 달성과 기업 생존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되는 목표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수소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조주익 수소사업실장(상무)는 27일 머니투데이와 서면인터뷰에서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면, 연간 수백만톤의 청정수소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공법 대전환이 곧 대규모 수소 수요처의 신규 창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녹이는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혁신적인 공법이다. 개발이 완료된다면 제철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이전에 개발한 파이넥스(석탄·철광석을 분쇄해 쇳물을 생산, 오염물질 배출을 줄임) 등 신공법을 바탕으로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실장은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이뤄진다면 대규모로 청정수소·암모니아를 도입해야 한다"며 "글로벌 오일·가스 메이저들과 함께 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 생산여건이 우수한 중동 및 호주 등지서 생산규모를 확보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대량 운송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이후 필요할 수소 확보 계획도 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조 실장은 또 "올해 중기 잠재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생산기반 구축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부생수소 투자를 통해 수소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공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어 "수소환원제철 뿐 아니라 수소용 강재기술 면에서 탄소섬유같은 다른 소재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장 경제적인 수소용 철강소재 개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수소산업 트렌드에 대해 "산업관점에서만 이해하던 시선이 이제는 환경관점으로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핵심기술에 대한 허들과 경제성 이슈는 여전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수소사업 발굴과 투자,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는것은 이 때문이다.

조 실장은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수소산업 전체 주기에 대한 '자기완결형 사업모델'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과 국가 간 협업은 물론 밸류체인 내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화석에너지는 한 국가나 한 기업이 독점하는 형태"라며 "향후 수소경제는 자국 내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국가나 기업 간에 기술이나 자본, 자연환경 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합작회사나 지분투자 등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실장은 한국의 수소산업 강점에 대해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활용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기반이 확보된 나라"라고 진단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높은 기술수준이 중요하다"며 "수소와 암모니아 글로벌 수송분야에서도 한국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투자 및 기술개발 노력과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조 실장은 "한국은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시행하는 등 수소 인프라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라며 "정부가 관련 정책을 명확히 해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민간기업은 투자로 화답하는 형식의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