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확진자 2만명→1천명대…日 '위드 코로나' 전환한다

일본 도쿄/사진=AFP

일본 정부가 코로나19(COVID-19)확산세가 둔화함에 따라 내달부터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할 방침이다. 일본 전역에서 긴급사태와 중점조치가 해제되는 것은 6개월 만이다.


28일 로이터통신,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회 격인 전문가 분과회는 이날 오전 현재 발령돼 있는 긴급사태와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를 전부 해제한다는 정부 방침을 승인했다. 현재 이달 30일을 기한으로 19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 8개 광역지자체에 중점조치가 적용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열리는 대책본부에서 긴급사태와 중점조치 해제를 정식으로 결정한 뒤, 오후 7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의 긴급사태는 행정수반인 총리가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특별법에 따라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방역 대책이다. 선포 지역에선 광역단체장이 외출 자제 요청 외에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및 휴업 요청·명령, 주류 판매 제한 등 다양한 방역 대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일일 감염자 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을 반영해 사실상 코로나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순에만 해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서면서 통제불능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이후 감염 감소세를 보이다 27일엔 1128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책을 맡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전문가 분과회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전국적으로 크게 감소하고 중증자 수도 고점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병상 사용률 역시 모든 지역에서 50%를 하회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것도 긴급사태 해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일본 전체 인구의 57.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올해 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일본의 완전 접종률은 지난해 말 접종을 시작한 미국(55.4%)을 앞질렀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반복된 긴급사태 선언으로 긴장감이 낮아진 점도 고려됐다. 지금까지 일본은 총 네 번의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다만 긴급사태가 해제돼도 감염 재확산을 막기 위해 식당 이용과 대규모 행사에는 제한을 둘 예정이다. 약 한 달간은 지자체에서 감염대책 인증을 받은 음식점은 밤 9시까지, 그 외 음식점 경우 오후 8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한다. 대규모 행사 수용인원은 최대 1만명 혹은 정원의 50% 이내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