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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개 식용 금지"에 보신탕집 주인들 "소도 눈물 흘리는데 왜 개만 갖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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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 기자
  • 이세연 기자
  • 성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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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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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골목에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줄지어 있다./사진=이세연 기자
28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골목에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줄지어 있다./사진=이세연 기자
28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개고기 골목은 손님 하나 없이 한산했다.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보신탕집 6곳이 마주보고 늘어서 있었다. 한쪽에선 붉은 조명의 냉장고 안에서 핏빛 개고기가 진열돼 있었다. 까만 봉지를 들고 지나던 행인 서넛이 텅 빈 가게와 진열장을 향해 무감한 시선을 보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할 것을 주문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개 사육·도축과 개고기 유통 금지가 추진될 전망이다. 이날 머니투데가 방문한 경동시장과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 개고기 상인들은 "굶어죽으면 책임질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로 하루에 2~3그릇 겨우 팔았는데"… 개고기 집 두 번 죽이는 '식용 금지'


28일 오전 10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의 골목에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늘어서 있다. /사진=성시호 기자
28일 오전 10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의 골목에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늘어서 있다. /사진=성시호 기자

노년의 상인들은 한산한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동시장에서 7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한 상인 A씨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보신탕집에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없어졌다"며 "옛날에는 그래도 하루에 7그릇은 팔았는데 코로나19(COVID-19)가 터지고서는 하루에 2~3그릇만 겨우 나간다"고 했다.

신진시장에서 손님이 하나도 없는 가게에 앉아있던 상인 B씨는 "우리는 복날이 지나서 날씨가 추워지면 손님이 줄어든다. 점심시간에도 가게가 가득차지는 않는다"며 "이전에는 시장 내에 다른 가게들도 있었는데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

정부가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상인들의 답변이 격해졌다. 신진시장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상인 C씨는 "우리가 굶으면 청와대가 책임지냐"며 "나는 죽기 전까지 30년은 더 장사해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 다 죽겠는데 개고기까지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경동시장에서 13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한 상인 D씨는 "소들도 똑같이 눈물을 흘리는데 왜 개만 가지고 그러냐"며 "평생 1년에 이틀씩 쉬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면서 일했다. 내가 장사해서 집세 내고 남편 병원비랑 약값을 낸다.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려운데 금지를 시키면 어떡하냐. 남한테 무슨 피해를 줬냐"고 호소했다.

이날 경동시장에 개고기를 먹으러 왔다는 D씨(81)는 "다리 수술을 하고 몸보신용으로 보신탕을 한 달에 한 번은 먹으러 온다"며 "개고기가 오래된 문화인데 그렇게 금방 없어질까 싶다. 법으론 금지해도 어딘가에선 더 깊숙히 (숨어서) 한다"고 했다. 또다른 손님 E씨(82)도 "중국 같은 곳은 다 먹는다"며 식용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동물보호단체은 두 팔 벌려 환영… "소수의 개농장 위해 국민 바람 저버리지 않길"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도살 금지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철장 안에서 동물가면을 쓴 사람들의 피켓팅 모습을 담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도살 금지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철장 안에서 동물가면을 쓴 사람들의 피켓팅 모습을 담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동물보호단체들은 정부 차원에서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행법상 개고기를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법인 만큼 단속이 이뤄져서 실질적인 개 식용 금지 조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과 시행령에서)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는데 (식용으로) 희생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 "개는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반려동물이 됐기 때문에 (식용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식품위생법)상으로도 개고기를 식품 원료로 쓰는 것은 합법이 아니지만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라며 "식용 금지를 위해 새로운 실행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행법이라도 적용해 단속을 해야 한다. 개를 도살하고 식용으로 사육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45개 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지시 발언을 적극 환영하며 실질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소수의 개농장 주인을 위해 많은 국민의 염원인 개 식용 금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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