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헝다, 오늘 또 고비…500억원대 채권이자 내야

/사진=AFP

총 350조원대의 부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29일 500억원대의 채권이자 지급일을 맞게 됐다. 지난 23일 채권자들과의 협상 등 미봉책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는 헝다가 또 한 차례 고비에 직면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2024년 만기 도래 달러화 채권 이자 4750만달러(약 563억원)를 내야 한다. 현재 헝다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헝다는 지난 23일 2022년 3월만기 달러채권의 이자 8350만달러(약 991억원)과 2025년 9월만기 위안화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6억원)을 내지 못했다. 헝다는 위안화채권 이자의 경우 채권 보유 기관과 사적 협상을 통해 이자 전체 또는 부분 지급 시한을 연장하는 방법을 사용해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같은 날 만기인 달러채권 이자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헝다가 당시 달러채권 이자를 내지 못했지만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낸 것으로 간주되진 않는다. 채권 계약상 30일의 유예 기간이 있어서다.

계열사들의 위기도 헝다그룹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전기차 계열사인 헝다자동차는 지난27일 상하이 증시 상장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헝다의 자금난이 헝다자동차 상장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헝다자동차는 직원 급여 일부와 협력업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 측이 헝다자동차를 넘기기 위해 샤오미 등 다른 회사와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는 헝다가 일부 채권의 공식 디폴트를 선언하고 핵심 사업인 부동산 부문 전체 또는 일부분을 당국의 통제 하에 있는 국유기업에 넘기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가 통제 가능하다며 경제적 파장을 축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금융 당국은 헝다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헝다 위기가 체제 위험으로 확대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