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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표류' 대한항공-아시아나…늦어지는 통합에 LCC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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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 기자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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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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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1년째 날개 못편 '메가 항공사' (下)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1년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다. 대한민국 국적 '메가 항공사'의 탄생은 현실이 될까? 그 가능성을 짚어본다.


"우리 공정위가 먼저 나서주면 좋을텐데"...속타는 항공업계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대한항공 (30,400원 상승150 -0.5%)-아시아나항공 (23,150원 상승700 -2.9%) 인수·합병을 위한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 1월 14일부터 9개 필수신고 국가와 5개 임의신고 국가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이래 터키,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필수 신고 국가 중에서는 대한민국·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의 심사가 남았다. 임의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호주·싱가포르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해외경쟁당국 일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중복노선'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특히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무조건 승인은 어렵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합병을 승인해도 일부 항공 노선의 사업권 매각 등 조건을 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결합심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절차도 결국 지연되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유상증자로 3조3000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이같은 자금 수혈을 통해 5조원에 달하는 단기 부채 일부를 갚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도 연말로 연기됐다.

과도한 경쟁과 코로나19 여파로 출혈경쟁에 돌입한 저가항공사(LCC) 업계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심사와 함께 지연되면서다. 현재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코로나 이후 줄어든 항공 수요를 잡기 위해 출혈경쟁 등이 더욱 심해지면서 대다수가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각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진행되기 때문에 심사가 늦어질수록 관련 계획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공정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 생기는 파장 등을 놓고 보면 (공정위가) 조금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쟁당국이 앞장서 주면 좋겠고, 다른 경쟁당국을 설득도 해줬으면 좋겠다"며 "너무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데들이 결정하는 것을 보고 하려는 것 같아 심히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일단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을 보인다. 심사를 진행 중인 모든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이번 M&A가 최종 성사되는 것인 만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업결합과 관련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수 끝에 합병 성공, 노선 팔고 합치고...해외 항공사 M&A 백태


아메리칸-US항공은 일부 노선 매각 조건으로 성사

'1년째 표류' 대한항공-아시아나…늦어지는 통합에 LCC도 울상
대한항공 (30,400원 상승150 -0.5%)-아시아나항공 (23,150원 상승700 -2.9%) 인수·합병(M&A)을 위한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해외 항공사들의 과거 M&A가 비교 사례로 거론된다.

지난 20여년간 미국과 유럽의 대형 항공사들은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2004년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에어프랑스는 KLM 주식 80%를 인수한 후 매출 기준 세계 5위 안에 들게 됐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2000년 이후 스위스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등 유럽 역내 항공사를 차례로 인수했고, 2017년 독일 2위 항공사인 에어베를린도 사들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1월 기준 매출 423억달러(약 50조2000억원)로 세계 3위 항공사였다.

미국에선 2000년대 초반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9·11테러 등으로 여객 수요가 급감했고 항공사 실적이 악화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위한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해졌다.

2005년 9월 미국 시장 점유율 7위, 8위 항공사였던 US항공(US Airways)과 아메리카웨스트항공이 합병했고, US항공은 다시 2013년 12월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에 인수합병됐다. 2008년 세계 3위였던 미 델타항공은 6위인 노스웨스트항공과 합치면서 세계 최대 항공사로 올라서기도 했다. 2010년엔 미국 내 3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지주사인 UAL이 콘티넨탈항공을 인수했다.

아메리칸항공은 2013년 US항공을 합병하면서 2008년 델타항공에게 내줬던 최대 항공사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다. 합병으로 재탄생한 아메리칸항공그룹은 당시 50여개국, 330개 이상 도시에 매일 6500여편 이상의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됐으며,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좌석공급량 기준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아메리칸항공은 US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항의 노선 슬롯을 타 항공사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받아 눈길을 끈다.

아메리칸항공의 에어버스 A321-200 기종/사진=로이터통신
아메리칸항공의 에어버스 A321-200 기종/사진=로이터통신
2013년 8월 13일 미국 연방 경쟁당국인 법무부 독점금지국은 아메리칸항공과 US항공간 기업결합이 연방 독점금지법(Clayton Act)에 위배되는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이라 판단, 이를 금지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아메리칸항공과 US항공의 취항 노선 중 기업결합 이후 독·과점이 심화돼 '경쟁 제한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준'을 초과하는 노선이 1007개로 많다는 판단에서다. 두 항공사는 다수의 노선에서 서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었으므로, 기업결합을 통해 경쟁구도가 없어지면 결과적으로 운임 및 부가서비스 요금 인상, 항공편수 감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소송 제기 3개월이 지난 2013년 11월 12일 법무부와 아메리칸항공-US항공은 일부 공항의 노선 슬롯을 타 항공사에 매각(divestiture)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을 화해종결했다. 이들 항공사들의 슬롯 점유율이 높은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104개, 뉴욕의 라과디아공항에서 34개 슬롯을 LCC에 매각 처분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댈러스, 보스턴, 마이애미 등 5개 도시 공항의 경우 이들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탑승 게이트(각 공항별 2개) 및 지상시설을 매각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항공사 간 기업결합을 두 차례 막는 등 독점 문제에 깐깐하게 대응해왔다.

EU는 2011년 그리스 1·2위 항공사(에게항공, 올림픽항공)의 통합을 두고 합병 시 그리스 항공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회사가 나타난다며 불승인했다. 그리스발 국제노선에는 시장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그리스 국내 노선에서는 독점이 발생,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양사는 이후에도 합병을 재차 추진해 결국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EU 경쟁당국은 에게항공이 인수하지 않으면 올림픽항공이 빠른 시일 안에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며, 에게항공 외에는 올림픽항공을 인수할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른바 '회생 가능성' 고려인데 이는 아시아나항공 사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항공업체가 합병을 추진하다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에어캐나다는 EU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요구한 시정방안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에어트랜젯 합병을 자진 포기했다.

에어캐나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에어트랜젯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항공 산업이 호황기였던 시기에 인수를 추진한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EU의 기업결합심사 관련 시정방안 요구를 통합 무산의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협상 부결로 에어캐나다는 에어트랜젯에 1250만 캐나다달러(약 112억원)를 위약금으로 지급했는데 해당 위약금이 EU 설득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비용보다 낮은 것으로 봤다"면서 "에어캐나다의 에어트랜젯 인수 포기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등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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