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반대' 청원 5만 넘어..."암환자입니다, 백신접종 두렵습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정부가 10월 1일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내용에 '백신패스'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힌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09.30.

김부겸 국무총리가 '백신 패스'와 관련해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가운데 백신 패스 논란이 잠재워질지 주목된다.

'백신 패스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에는 5일만에 5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접종 완료자의 일상 회복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하지만 미접종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백신 패스'와 같이 백신을 맞아야만 여러 가지 출입이 허용되는 제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곧 출범하는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충분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에서는 미리미리 대안을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며 "백신 패스를 둘러싼 여러 가지 오해와 잘못된 뉴스에 대해 여러분들께서 우려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백신 패스'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백신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다중이용시설과 행사 참여에 제한을 둔다는 내용이다. 미접종자는 음성확인서 제출 후에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 음성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부여하는 백신 패스 유효 기간에 대해서는 애초 6개월 정도를 언급했으나 이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발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백신 패스 도입을 반대한다'는 국민청원 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개인 질환이나 체질,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백신 완료를 못한 분들도 있는데 백신을 무조건 강제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미접종자는 회사와 사회에서 눈치를 주고 단체입장제한이라는 패널티를 주고 있어 사회 분열을 발생시키고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시작된 이 청원에는 5일 오전 11시30분 현재 5만2020명이 동의했다.

본인을 암 환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백신 패스 효력이 6개월 정도라는데 저희처럼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6개월마다 백신을 맞아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소리"라면서 "암 수술 이후 몸이 회복되지 않았고 약 부작용 때문에 항암도 포기했는데 어떻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코로나 보다 백신 부작용이 더 두렵다"며 "반강제적인 사회 분위기에 따라 맞는 건 아니다"며 청원 동의를 독려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백신 패스 도입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는 등 다양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백신 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는 건 괜찮지만 미접종자와 차별을 하는 건 반대다", "몸이 안 좋아서 백신 접종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백신은 맞았는데 항체가 없는 사람은 어디에 속하나요" "백신 맞아도 코로나에 걸리는 데 의미가 있나요" "6개월마다 백신 맞아야 하면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