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타고 '몸값 5배' 뛴 리튬…中배터리업계 해외광산 사들인다

아르헨티나 북서부 살타주에 있는 리튬 염호 /사진=로이터통신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자재인 리튬(Li) 가격이 1년새 5배나 오른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리튬 선점에 나섰다. 중국 기업의 공세는 LG (75,500원 ▼700 -0.92%), SK (155,500원 ▼1,300 -0.83%) 등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에는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NEF(뉴에너지파이낸스)를 인용, 중국의 탄산리튬 가격이 지난 한 해 거의 5배 오르는 등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EV) 배터리 공급망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남미 등에서 전략물자(리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며 배터리 수요가 폭증했지만,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등 원자재 채굴량은 턱없이 부족해 리튬 가격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은 최근 캐나다 리튬 광산업체 '밀레니얼 리튬'을 3억7680만 캐나다달러(약 3561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CATL은 밀레니얼 리튬이 남미 아르헨티나 살타주에 갖고 있는 리튬 광산(Pastos Grandes 프로젝트)에서 리튬을 직접 채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CATL은 지난 4월 자회사를 통해 중국 뤄양롼촨무예(China Molybdenum)의 콩고 키산푸 구리·코발트 광산 지분 중 25%를 1억3750만 달러(약 15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8월에는 중국 사모펀드와 호주 AVZ미네랄스의 콩고 리튬·주석 개발 프로젝트에 약 2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4%를 확보했다. 또 지난해 9월엔 캐나다 네오리튬 지분 8%를 850만 캐나다달러(약 79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네오리튬은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량의 약 50%를 채굴하는 회사다.


중국 최대 리튬업체인 간펑리튬은 이미 아르헨티나, 호주, 중국에서 광산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지난 8월에는 영국 바카노라가 소유한 멕시코 리튬 광산을 2억8000만 파운드(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리튬은 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 에너지 컨설팅 회사 아비센은 오는 2030년 추출되는 리튬의 80%가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원자재 시장 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리튬 부족량이 올해 약 1만톤(t)에서 2025년 18만9000t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튬뿐 아니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는 모두 가격이 뛰고 있다. 리튬·니켈·코발트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재를 구성하는 원자재로, 배터리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6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리튬·니켈·코발트 가격은 전년 대비 29~193% 폭등했다. 수산화 리튬은 현재 t당 16만1500위안(약 2만4970달러·2990만원)으로 지난해 평균값에 비해 193%가 올랐다. 니켈은 t당 1만7800달러(약 2100만원)로 지난해 대비 29% 상승했고, 지난달에는 t당 2만240달러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