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 어쩌다…동반급락 왜?

IPO(기업공개) 공모 뒤 대박을 터트린 SK그룹 대표 바이오 회사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과 SK바이오사이언스 (57,500원 ▼800 -1.37%)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체 개발 신약을 앞세운 SK바이오팜과 코로나19(COVID-19) 백신 생산으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동반 부진이 눈에 띈다.

업계에선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증시에서 SK바이오팜은 반등하며 주가 10만원을 회복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고점 대비 40% 가까이 빠졌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상장 직후 '따상상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이 시초가를 형성하고, 3거래일 연속 상한가)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기업이다. SK바이오팜의 공모 대박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공모주 투자 열풍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주가는 공모가보다 5배 이상 높은 26만9500원까지 폭등했다. SK바이오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줄줄이 퇴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상장 직후 오버슈팅으로 고점을 찍은 뒤 줄기차게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 6일 9만1400원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SK바이오팜의 반등을 위해선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외 경쟁력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추가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란 평가다. 엑스코프리가 미국에서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영향으로 현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거기다 최근 미국 제약기업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진척 소식이 국내 관련 기업에 악재로 작용하며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내린 측면도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또 다른 성장 엔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력 제품인 엑스코프리는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겠지만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선 추가 제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SK바이오팜이 자체 판매하고 있는 미국 엑스코프리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8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주력 제품의 꾸준한 매출 성장에 따라 2023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소식에 직격탄을 맞아 단기 급락했다. 지난 5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8월 36만원을 넘던 주가는 어느새 22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과 자체 개발 백신 기대감을 앞세워 올해 8월까지 꾸준히 주가가 상승했지만, 선진국 위주로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공존)가 시행되면서 조정이 시작됐다.

위드코로나와 함께 경구용 치료제가 상용화 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단 전망에 따라 백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단 우려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을 맡기로 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승인 지연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3분기 실적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4분기로 지연되면서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관련 수요 급변 상황 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허 연구원은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GBP-510)의 가치를 제외하면 19만원, 공장 증설까지 제외할 경우 14만원까지 목표주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GBP-510의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고 증설 진행에 큰 변화가 없다"며 "노바백스 백신 4분기 유럽 승인 신청, 2022년 상반기 GBP-510 임상 3상 결과 발표 및 승인 등이 기대되고 4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