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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노벨상' 더이상 꿈이 아니다…가장 근접한 4명의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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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현 기자
  •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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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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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한국인 노벨과학상, 불가능한 꿈일까(下)

[편집자주] 한국의 노벨상 수상은 요원한 일인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후 과학상은 한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도 수상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과학계의 표정은 씁쓸하다. 노벨상 수상의 필수요건과 한국의 현주소, 과제는 무엇있지 짚어본다.


한국이 노벨 과학상을 탄다면, 이 얼굴일 가능성 높다


지난 120년간 과학분야에서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한국인 과학자중 수상에 근접한 이들이 적지않다.

학술정보 분석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 연구자'가 가장 주목받는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생리의학·물리학·화학·경제학 분야에서 논문 피인용 빈도가 상위 0.01%에 드는 우수 연구자를 꼽아왔다. 지난해까지 클래리베이트가 지목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 376명 중 59명(15.7%)이 노벨상을 받았다.

올해도 클래리베이트가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5인의 우수 연구자를 선정하면서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화제가 됐다.

이호왕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사진=과학기술유공자 소개 홈페이지
이호왕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사진=과학기술유공자 소개 홈페이지
이 명예교수는 1976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했다. 경기도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들쥐에서 발견해 이를 '한탄 바이러스'로 이름지었고, 이후엔 예방 백신(한타박스)을 개발했다.

이 명예교수 외에도 클래리베이트가 '노벨상급(Nobel class)' 연구자로 평가했던 한국인은 지금까지 3명이 더 있었다.

한국인 사상 최초로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인물은 2014년 선정된 유룡(66)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특훈교수다. 그는 직경 2∼50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범위의 구멍으로 이뤄진 나노 다공성 물질('메조다공성실리카')을 거푸집으로 활용, 나노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2017년엔 박남규(61)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뽑혔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이 클래리베이트의 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 현 교수는 나노 입자를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해 균일하게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승온법)으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대량합성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균일성이 떨어져 들쭉날쭉한 입자를 체로 거르듯 골라내야 해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던 기존 방식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연구재단도 2019년 발간한 '노벨과학상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들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전자소자를 연구한 안종현 연세대 교수(물리학) △특정 부위에 효과적인 약물 전달시스템을 개발한 김종승 고려대 교수(화학) △리듐이온전지 양극재와 차세대 전지시스템을 개발한 선양국 한양대 교수(화학) △위암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최초로 입증한 방영주 서울대 명예교수(생리의학) 등을 꼽은 바 있다.

'한국인 노벨상' 더이상 꿈이 아니다…가장 근접한 4명의 과학자들
다만 이처럼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후 실제 노벨상 수상까지는 긴 기간이 걸린다. 초기 연구 이후 후속 연구가 쌓이고 활용범위가 넓어져야만 학문적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79명을 분석했더니 핵심연구와 노벨상 수상 간 시간차는 평균 12.7년이 났다. 한국 과학자들이 피인용 우수 연구자에 선정된 후 실제로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향후 수년 이내에 후속 연구가 쌓일 경우 수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얘기다.





"한국인 노벨상, 20년 걸린다 …'좋은 연구' 보는 눈 키워야"




염한웅 IBS 단장. 2019.9.27/사진=뉴스1
염한웅 IBS 단장. 2019.9.27/사진=뉴스1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기까지는 앞으로 20년쯤 걸린다"고 단언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 수상자가 모두 공개된 지난 8일 인터뷰에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인 그는 스스로도 첫 노벨과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 50여명의 리딩 과학자들 의견을 종합해 '앞으로 30년 걸린다'고 예상한 적 있는데, 그때부터 10년 가까이 지났으니 앞으로 20년 남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예측의 근거는 무엇일까. 다음은 염 교수와의 일문일답.

-노벨 과학상, 꼭 타야 할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는 의견도 있다.
▶노벨상을 받아야 콤플렉스를 벗어날 것 아닌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적 업적을 치하하는 상이고, 한국이 아직 그만한 업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안 받아도 된다'고 얘기한다면 정말 이상한 거다. 그냥 열등한 것에 만족하자고 할 순 없지 않은가.

-수상자들 보면 연구 결과가 나오고 수상까지 수십년 걸리더라. 꾸준한 지원이 중요한가.
▶'평균 25~30년 걸린다더라'거나 '그러니까 장기간 한 가지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이런 건 틀린 결론이다. 지금 나온 노벨상의 형태를 따라가려고만 하는 잘못된 정책 아이디어다. 예컨대 한 사람이 중요한 업적을 내면, 앞으로 계속 그 연구만 해야 하나. 내가 좋은 발견을 하나 했다고, 내가 계속 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주변에서 수많은 이가 그 발견을 응용해 여러 연구를 하게 되고, 그 결과 인류에 공헌하면 '오리지널'을 찾아 내게 노벨상을 주는 것이다.

-그럼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다양한 기초 연구 중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하면 안 된다. 모든 이가 다양한 기초연구를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게 첫 번째다. 그래서 나도 현 정부에서 기초연구 과제를 2배로 늘렸고, 앞으로 더 늘려야 한다. (염 교수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가능한 모든 기초연구 과제를 지원하면, 일단 토양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밭이 좋다고 반드시 작물이 잘 자라지는 않는다. 다양한 작물 중에서 좀 싹이 보이는 걸 가려내야 하고, 이 단계부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능성 있는 과제는 어떻게 가려내나.
▶국내 과학계가 잘 안 되는 게 그거다. 어떤 게 수월성이 있는 기초연구인지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노벨상 수상자가 여러 명 있는 나라에선 '이 정도면 노벨상 가능성 있다' 판단해서 지원하는데, 그런 수준에 도달한 적 없는 우리끼리 모여선 '뭐가 노벨상을 받을까' 궁리해도 답이 잘 안 나온다. 결국 질적으로 높은 연구를 판별하는 수준 높은 평가자의 풀(pool)을 구성해야 한다.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

-한국 과학계는 어디까지 와 있나
▶노벨상까지 10단계가 있다면, 내가 보기엔 8단계에 와 있다. 20년 전, 1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 과학기술계 '톱클래스' 과학자들의 연구 수준이 여러 단계 점프했다. 하지만 아직 9단계에는 못 미친다. 노벨상 직전 9단계 반열에 더 많은 국내 과학자들을 올려놓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노벨상 받을 만한 사람'에 30~40명씩 올려놓으면, 그들 중에 누군가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40·50대보다도 30대 과학자들이 빨리 그 반열에 올라가도록 유망한 과학자를 찾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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