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BTS·기생충…전세계에 닥친 한국의 침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사진=AFP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문화의 침공이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설적 록 그룹 비틀스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뜻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영국의 침공)에 비견할 만하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미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한국의 침공'(The Korean Invasion·코리안 인베이전)란 제목의 글을 통해 "과거 역사적으로 자국 문화를 해외로 전파하는 것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지배를 막는데 더 신경을 썼던 한국이 이젠 세계적인 소프트파워 강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테리 연구원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90여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방탄소년단(BTS) 등 대중음악부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과 같은 영화들까지 한류는 현재 전례 없는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리 연구원은 한국의 문화 침공이 현실화한 것은 한국 정부가 문화산업에 오랫동안 공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집권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중문화를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은 이후 현재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창조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장기간 노력해 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테리 연구원은 "한국의 문화적 성장은 소수 창작자가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다"라며 "새롭게 얻은 영향력으로 한국은 국제정치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기회를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북한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테리 연구원은 "맥도날드, 코카콜라,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 서구 문화 수출품이 소비에트 연방(소련)을 무너뜨리고 냉전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처럼 한국의 소프트 파워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매혹적인 열매로 북한 주민들을 유혹할 것"이라고 했다.

테리 연구원은 끝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고 본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일을 훌륭하게 해냈지만, 앞으로 그 힘을 어떻게 활용해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하는 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공개 26일 만에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에서 시청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최다 시청 드라마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