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국감' D-1...與 "5500억 환수"vs 野 "그분 특혜"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15/뉴스1 (C) News1 이동해 기자

'이재명 청문회'

18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현직 도지사 자격으로 국감에 출석해 '대장동 리스크'를 정면 돌파한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연일 불거지는 대장동 비리 의혹을 확실히 털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엄호와 역공이 예상되지만 '이재명 게이트'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계속될 전망이다. 각종 제보 등을 수집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결정타'를 터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사의 본선 첫 번째 시험대인 셈이다.

행안위 국감 전날인 17일 이 지사는 외부 일정은 전부 비우고 자신을 둘러싼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막바지 점검에 들어갔다. 20일에는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도 출석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대응 전략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쟁점은 크게 △이 지사와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연결고리 △민관 공동 대장동 개발이익 5503억원 환수 논란 △대장동 인허가·시행 특혜 여부 △화천대유 실소유주 논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그 분'과 이 지사의 연관성 등 크게 5가지로 압축된다.


이 지사와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기회로 삼아 '이재명 게이트', '불안한 후보론' 등을 완전히 불식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른바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 중인 박수영 의원을 정무위에서 행안위로 투입하는 등 의혹 정조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창원=뉴스1) 여주연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 앞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1.10.16/뉴스1

민주당은 주말인 17일에도 '토건비리 진상규명TF(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역공을 벼른다. 이 지사가 강조한 '단군 이래 사상 최대 개발이익 환수'를 집중 부각하는 동시에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원를 겨냥한 추가 공세가 예상된다.

여기에 맞서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계획 관련 내부 공문에 최소 10차례 서명한 사실 등을 바탕으로 '이재명 몸통론'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건 핵심 관계자들과 이 지사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증언과 자료 등도 총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의 답변 과정에서 말 바꾸기나 거짓말이 드러날 경우 즉각 위증죄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여당 내 변수도 있다. 행안위에는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소속이었던 의원들(오영훈 전 수석대변인, 오영환 전 수행실장)이 포진해 있는데 이들이 얼마나 야당의 파상공세를 저지하면서 이 지사를 보호하는지에 따라 향후 '원팀' 기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여야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지사 국감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 인사청문회라고 생각하라고 (이 지사에게) 전했다"며 "대장동 사건이 오히려 이재명의 행정 능력이나 청렴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지사도 그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너무 명확한 사안에 대해서조차 적반하장으로 나오면 국민들 사이에서는 황당함을 넘어 희화화되기 마련"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말로 때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검을 거부하는 이가 범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장동 사건에는 여야 진영을 떠나 다양한 인사들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18일과 20일 국감이 한 차례 고비가 되겠지만 검찰 수사 진행 경과와 여론 추이 등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