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트럼프 "파월, 큰 실수 저질렀는데…사망하니 미화돼"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03년 2월 5일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별세했다./사진=(뉴욕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할리우드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별세에 대해 언론이 호의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파월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해 큰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사망하자 가짜 뉴스 미디어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다뤄지는 상황을 보니 놀랍다"며 "나도 언젠가 그런 대접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파월을 '이름만 공화당원'이라는 뜻의 '리노'(RINO·Republican in name only)라고 지칭하면서 "그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어쨌든 평화롭게 영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파월은 전날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에 파월을 국무장관으로 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파월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트럼프만 파월을 평가절하하고 나선 것인데, 더힐 등은 트럼프의 발언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이라크 전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면서 파월을 비롯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행정부 인사를 자주 비난한 바 있다.

파월은 국무장관 시절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WMD를 보유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이라크 전쟁의 당위성을 만들었다.

여기에 트럼프는 파월과 악연도 있다. 파월은 공화당원임에도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이에 트럼프는 파월을 향해 "국가적 수치이자 국제적 왕따"라고 비난했다.

또 파월은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의회 난입 사태 이후 "나를 더이상 공화당원으로 부르지 말라"며 "정당과 관계 없이 조국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