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6만달러까지 갈 수도"…美ETF에 분위기 바뀌었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비트코인이 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힘입어 2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암호화폐 시장을 다시 달구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지난 4월 중순에 기록했던 6만4899달러를 넘어 6만6974.77달러(약 7872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8000만원을 넘어섰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10시 5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2.6% 오른 6만5619.46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19일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선물 연동 ETF에 대한 기대감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첫 비트코인 ETF인 '프로쉐어스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BTO)는 거래 이틀째인 이날 전일 대비 3.19% 상승했다. 거래 첫날에는 5% 급등했다. 특히 첫날 거래량은 ETF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9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시장은 비트코인 ETF 출시로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를 적어도 비트코인은 피해 갈 거란 전망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130%가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월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엄격한 규제 여파에 2만8000달러까지 폭락했었다.

OK코인의 홍 팡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이번 ETF 승인은 적어도 미국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을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주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ETF 출시로 기관 투자자 등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이 비트코인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투자 전략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회피했던 기관투자자들도 ETF 출시를 계기로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비트코인

미국 금융가의 유명 프라이빗뱅크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씬 글로벌 통화전략 책임자도 "우리는 (ETF 출시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긍정적인 단계로 보고 있고, 시장도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가 금융업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ETF 출시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현재 비트코인 ETF와 비트코인 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비트코인 ETF의 추가 출시가 예정된 만큼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4주 이내에 최소 4개의 비트코인 ETF가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스택펀드의 매튜 딥 CEO는 "ETF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단기 저항선은 8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인데스크는 7만4000달러와 8만6000달러를 단기 저항선으로 잡으며 "7만4000달러 부근에서 현재의 랠리를 잠시 멈출 수 있지만, 현재의 긍정적인 모멘텀 신호를 고려하면 8만600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10만달러 돌파 전망도 나왔다. 자산운영업체인 펀드스트래트의 톰 리 창업자는 블룸버그에 "비트코인이 연내 10만달러를 넘어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계속돼 결국에는 16만달러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AAX의 벤 케이슬린 전략책임자도 연내 10만달러 돌파를 점치며 "더 많은 시장 분석가들이 목표 가격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내 대표 비트코인 지지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디지 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도달하면 비트코인 강세를 위한 파티 소집을 약속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TF에 대한 잠재적 실망과 겨울철 에너지 대란에 따른 비트코인 채굴 규제 등으로 급락세가 연출될 거란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의 노엘 애치슨 마켓인사이트 책임자는 "약간의 매도세가 있더라고 이전의 폭락장이 나타나거나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의 폭락은 시장의 거품이 걷어지는 과정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강세에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역대 최고가인 4000달러를 넘어 현재 42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 수정본에서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프를 추가 첨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