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현장에도 ICT 바람…벼 피해 이젠 드론으로 실시간 판독

국립종자원은 21일 최병국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지역본부와 함께 개발한 '벼 도복 자동분석 프로그램' 시연회를 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 부근에서 가졌다.

국립종자원은 21일 최병국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지역본부와 함께 개발한 '벼 도복 자동분석 프로그램' 시연회를 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 부근에서 가졌다.

벼농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기상재해가 있다. 저온이 계속되면서 생기는 냉해, 가뭄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한해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벼 수확량 감소에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집중 호우나 태풍에 의해 벼가 쓰러지는 '도복' 피해다.

특히 벼가 쓰러져 벼 이삭에 싹이 트는 현상인 수발아 피해가 발생하면 벼의 수량과 미질(맛의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벼 도복 면적 피해를 정확히, 빨리 파악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도복 피해 면적 산정은 지금까지 전문가가 직접 피해 지역을 방문해 조사해 왔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건 당연했고, 현장에 익숙한 선배 공무원과 달리 1~2년차 나이어린 공무원들은 열악한 현장 환경에 업무를 기피하거나 심지어 이직을 결정하기도 했다. 국립종자원이 지난 3년동안 드론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도복면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종자원은 ICT 기술과 드론을 활용한 벼 도복 영상 자동 분석 프로그램을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나라 최대의 고대 저수지인 벽골제(전북 김제시 부랑면)에서는 이날 '벼 도복 영상 자동 분석 프로그램' 시연회가 열렸다. 도복된 논을 드론이 촬영한 후 전송된 데이터를 자동 분석 프로그램에서 판독하면 도복 면적 결과가 자동으로 확인됐다.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사람의 뇌처럼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시멘틱 세그멘테이션을 이용한 이 프로그램은 국립종자원-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지역본부와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드론을 통해 수집된 영상은 가로 128, 세로 128 크기의 영상으로 나뉘어 도복과 일반 벼로 분류됐다. 드론 촬영 높이에 따라 도복 영역은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않아 정확한 도복 영역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정확도가 93.16%에 달했다.

김기연 국립종자원 식량종자과장은 "프로그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2018년부터 태풍 등 자연 현상으로 도복 피해가 발생한 논을 대상으로 드론촬영한 사진만 2만여장"이라며 "실험결과를 통해 다양한 도복 주변 환경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촬영 지역의 도복 비율과 경향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립종자원은 21일 최병국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지역본부와 함께 개발한 '벼 도복 자동분석 프로그램' 시연회를 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 부근에서 가졌다.

국립종자원은 이번 프로그램 개발에 이어 벼 재배시 문제가 되는 키다리병(벼·밀·보리 따위의 곡물 줄기 부분이 길게 자라는 병) 발생 빈도를 자동으로 판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중에 있다. 올 연말까지 고도화 작업을 추진해 2022년에는 키다리병 검사업무에 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또 신품종 심사에도 식물체의 크기, 길이 등을 측정하기 위한 자동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에 활용 중이다. 아울러 색체를 자동으로 판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으로 2022년부터 신품종 심사에 직접 사용할 예정이다.

최병국 국립종자원장은 "벼 도복은 매년 벼 생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원인으로 이번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을 통해 벼 수확량 감소 및 기타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위성 정보와 결합한 도복과 일반 벼 면적 산정과 정확도 개선 등을 위해 전문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