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만에 성남시장실 들어간 檢, 봐주기 또는 보여주기?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20여일만에 성남시장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드디어 이번 사건의 최고 윗선으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분석과,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1일 오후 성남시청에 검사와 수사관 등 23명을 보내 시장실과 비서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시장실과 비서실 내 컴퓨터에 대장동 개발 관련 자료가 남아있는지 수색하는 한편 직원들의 과거 업무일지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장실 뒤늦게 압수수색...건질 것 있나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때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한데다가, 이 후보가 이를 치적사업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사건으로 가장 처음 체포되면서 이 후보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커졌다.

이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이 후보에 대한 압수수색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5일 성남시청을 최초로 압수수색할 때 대장동 사업 관련 부서에서만 자료를 확보하고 시장실과 비서실은 제외해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검찰은 5번째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야 시장실과 비서실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뒤늦은 시장실 압수수색에 대해 "시장실을 안 가려던 게 아니라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이었다"며 "'누가 대상이다, 아니다'라고 말은 못 하지만 의혹 관련자들을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필요가 있는 압수수색이었다면 빨리 했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압수수색은 관련 장소를 한꺼번에 들어가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시장실 압수수색을 안했으면 모를까 이렇게 뒤늦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면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은 성남시청에서 관련 자료를 처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압수수색 의심도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이 봐주기 논란을 의식한 보여주기 였다고 분석한다. 3년 전 시장이 바뀐데다가 당시 컴퓨터 등 집기가 교체돼 이 후보와 관련된 자료는 찾기 어려운데, 정치권 등의 지적을 고려해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지금 쓰는 사무실이 아닌 3년 전에 쓴 사무실에 가 관련자료를 찾을 수 있겠나"라며 "보여주기 압수수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검찰이 윗선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파다한데, 검찰이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며 "현 시장실에서 대장동 관련 자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검찰은 윗선 수사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불러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다. 일단 배임 혐의가 먼저 규명이 돼야 이후 뇌물 수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22일까지 기소해야 한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구속 만료에 맞춰 일부 혐의만 적용해 기소한 뒤, 추가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