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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 깼더니 전신 피멍" 미용 수면마취 함부로 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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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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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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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 공화국' 대한민국의 프로포폴 남용...최악의 경우 '사망'

인플루언서 김민영씨가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부작용 상황
인플루언서 김민영씨가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부작용 상황
#유튜브 구독자 59만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김민영씨(별명 아옳이)는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클리닉에서 수면마취 하에 무려 10시간을 '건강 주사'를 맞고 전신에 두들겨맞은 듯한 피멍이 들었다. 김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만성염증과 틀어진 체형에 좋은 건강주사라고 해서 맞았다"며 "사고난 것처럼 너무 아프고 손끝 발끝까지 다 멍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의 남편 서주원씨는 "병원이랑 관련도 없는 사람이 시술에 참여해 지혈을 하고 수면마취 깨지도 않은 사람한테 추가 시술을 결제받았다"고 분노했다.

#지난해 1월 홍콩 의류재벌의 창업주 손녀 A씨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마취 하 지방흡입 시술 중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술 중 A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의료진은 수면마취제(진정제)를 추가 투입했고, A씨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으나 의료진이 대처에 실패하면서 그를 대형병원으로 전원시켰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경찰은 A씨를 시술한 의사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그는 성형외과가 아닌 정형외과 전문의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에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많은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성업 중인 가운데 대다수 병원이 수면마취 하에 미용시술을 하고 있다. 수면마취 중 부작용이 발생해도 의료사고를 증명할 수 없어, 환자들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평생을 시술 부작용에 시달리고 극단적인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수면마취 공화국' 환자도 의사도 편하다?…최악의 경우 '사망'


정찬우 제이에프피부과 원장
정찬우 제이에프피부과 원장
김덕경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마취관련 의료분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105건의 사건을 분석한 결과 마취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 105명 중 82명(78.1%)이 숨졌고 나머지 환자들도 뇌사 등 영구 장애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사고 환자들은 60세 이하가 82.9%로 젊은 환자들이었으며 수술 전 대부분 건강한 상태였다.

사고 유형별로는 전신마취가 50건으로 많았지만 수면마취도 39건(37.1%)에 달했다. 수면마취 사고의 92.3%는 마취과 전문의가 아닌 시술 의사가 직접 마취제를 주사한 경우였다. 수면마취 사고에 사용된 약물은 환각효과가 있고 중독성 강한 프로포폴이 89.7%(35건)를 차지했다. 다른 진정제보다 프로포폴이 호흡 억제를 더 자주, 많이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찬우 제이에프피부과 원장은 "대한민국에서는 아름다워지기 위해 수면마취를 했다가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사망하는 사건이 1년에도 수 차례 발생하고 있다"며 "단지 아름다워지기 위한 것이라면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수면마취의 위험성을 감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큰 수술을 할 때 시행되는 전신마취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호흡과 심장박동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하지만 1차 병원에서 주로 하는 수면마취는 환자의 자발적 호흡에 의존해 진행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수면마취 중 환자의 호흡이 약해지면 비상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산소공급이 3분간 중단되면 뇌와 심장에는 손상이 오기 시작하고 5분이 중단될 경우 뇌사상태에 빠진다. 수면마취를 했는데 우연히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단 5분 만에 뇌사상태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전신마취의 경우 이같은 사고에 대비해 마취 상황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수면마취를 주로 실시하는 1차병원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 응급상황 발생시 2~3분 안에 기도를 확보해 산소를 주입하고 환자를 살려내야하는데 이는 마취과 전문의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수면마취 하에서는 환자가 몸부림치는 경우가 많아 응급처치가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가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08.10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가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08.10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무분별한 수면마취 남용 삼가야..."대부분의 시술, 국소마취로도 충분"


수면마취 시술시 환자가 시술 과정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환자는 시술 중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해 의료사고 발생시에도 불리한 경우가 많다.

전신에 피멍이 든 인플루언서 김민영씨의 경우 해당 클리닉에서 시술이 3시간 정도 걸린다는 설명을 듣고 오전 10시에 수면마취를 했으나 깨어났을 때는 10시간이 흐른 오후 8시였다. 김씨는 "피가 많이 나서 지혈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설명과 함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피멍이 든 채로 밤이 돼서야 깨어난 것이다.

장시간의 수면마취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김씨에게 클리닉 측은 "주사를 맞아 근막이 풀리고 있으니 체외충격파 3회와 태반 주사 등을 맞아야 한다"며 엄청난 금액의 추가 결제를 요구했다고 김씨는 유튜브를 통해 밝혔다. 김씨는 수면마취로 시술이 진행된 10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술 후 원인 모를 기흉과 빈혈까지 발생했다.

정찬우 원장은 "미용 시술시 수면마취를 하면 환자도 편하고 의사도 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악의 부작용이 '사망'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수면마취 시술 후의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합병증을 고려한다면 수면마취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만, 대한민국 병의원들이 '그냥 한숨 자고 끝나는 것' 정도로 홍보하면서 환자도 수면마취 시술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환자의 의식이 깨어있는 가운데 '국소마취'만으로 모든 시술을 하는 정 원장은 "국소마취만으로 시술을 하려면 의사의 실력이 중요한 것은 물론, 의사와 병원이 환자를 더 많이 배려해야한다"며 "하지만 환자를 최악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이는 의사가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부, 미용, 성형 시술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피부과' 또는 '성형외과'처럼 보이는 클리닉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제로 피부과나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가 90% 이상이다. 전국의 피부과·성형외과 개원의는 약 2000여명에 불과한데 미용전문병원을 표방하는 1차병원은 3만5000개에 달해서다.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비뇨기관 등이 무분별하게 '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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