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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배우는 이유 달라진 외국인…오징어게임 인기 놀랍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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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김경환 정책사회부장
  • 정리=이창명 기자
  •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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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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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1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한국어 위상 절감"

머투초대석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젠 해외에선 비즈니스 한국어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최근 제3대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해영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가 고민하고 있는 과제이다. 세종학당재단은 우리나라 언어와 문화를 해외에 보급하는 기관이다. 이 이사장은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의 수요가 단순히 케이팝(K-pop)이나 K드라마를 즐기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이나 한국과 관련한 취업 욕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BTS(방탄소년단)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 안방극장을 사로 잡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전해듣고 지켜봤다. 누구보다 한국과 한국어의 달라진 위상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이 이사장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행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K팝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불과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이 놀랍지도 않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우리가 가진 역량과 글로벌 시장이 맞닿는 접점만 찾는다면 언제든지 문화적 폭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런 수요들은 결국 한국 기업이나 한국 관련 비즈니스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했다.

그만큼 세종학당의 역할도 좀 더 달라지고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새로 취임한 이 이사장의 구상이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세종학당재단에서 그를 직접 만나 이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그동안 한국과 한국어의 위상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나요.
▶10년 전 재단이 출범할 땐 한국어 자체를 알리는 일이 재단의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당시엔 세종학당을 하나라도 더 세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내년이면 세종학당이 전 세계에 270개소가 자리를 잡을 정도로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해외에선 동양언어학과 내에 한·중·일 언어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엔 일본어보다 한국어의 인기가 더 많습니다. 일본어학과에 배정됐던 학생수를 한국어학과로 할당하는 경우까지 봤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어 위상이 달라진 사례는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이제 해외 K팝 팬들은 본인들 스스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한국어를 익힐 정도입니다. 한국어와 관련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겨났고, 학습에 필요한 자료들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국의 대중문화를 통해서 한국어를 접하는 친구들도 현지 세종학당에 많이 지원합니다.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해서 한국어가 능숙한 외국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수준을 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저희도 여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이사장님 취임 후 앞으로 세종학당재단이 중점을 두려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우선 현지인 한국어 교원들을 많이 양성하려고 합니다. 현재 한국인 교원의 해외 파견만으로는 도저히 늘어나는 현지 세종학당 강의 수요를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건너간 파견 교원을 제외하고 올해 8월에 파악한 세종학당 현지 교원수는 674명입니다. 적지 않은 숫자 같지만 학생수를 고려해보니 1인당 학생수가 90명이 훌쩍 넘습니다. 게다가 이집트 같은 곳에선 현재 190명이 수강중인데 대기자가 2800명이 넘는 수준입니다. 현지 교원 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머투초대석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한국어 보급에 특별히 더 신경쓰고 있는 지역이 있나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신북방 지역입니다. 자원이 풍부한 신북방은 최근 우리나라와 경제협력 분야에서 매우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간 세심히 신경쓰지 못한 지역인데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지역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모두 점점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 가치가 높다고 보고 있고, 다양한 협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인구도 굉장히 많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보다 표준화되고 체계적인 양질의 교육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미 한국어에 능숙한 학생들의 보다 심층적인 교육 수요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 한국어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준비하려고 합니다. 예전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유를 물어보면 한국의 가요나 드라마를 좀 더 한국어로 느끼고 싶어서 배운다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정말 한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한국과의 비즈니스를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교에선 한국어 통번역 강의가 개설되면 수강신청이 순식간에 끝나버릴 정도입니다. 이런 강의를 늘려야 하지만 인적자원이 부족합니다. 세종학당에서 일반인 대상 통번역 과정을 개설하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지난 10년간 한국어를 배운 이들이 지속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싶다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세종학당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외국인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 다른 언어와 비교할 때 한국어의 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전 세계에는 7000여종의 언어가 있습니다. 한국어는 모국어 사용인구 순위가 14위, 모국어가 아닌 한국어 수요층까지 넓히면 사용인구 순위가 22위입니다. 우리보다 순위가 앞선 언어 가운데 인도의 언어가 여러개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한국어의 위상은 10위권에 해당합니다. 전 세계 언어학자들은 앞으로 살아남을 언어가 20개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인구 규모에 비해 사용인구가 많은 언어로 분류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같은 분위기면 한국어는 앞으로 확장성도 매우 크다는 점에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봅니다.

- 다른 외국어 교육과 다른 세종학당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외국인들이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장점으로 온라인 교육을 꼽고 있습니다. 세종학당도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시스템을 갖춰온 결과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돋보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온라인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개선해 나갈 예정이고, 메타버스 등의 개념을 접목한 교육도 준비하는 중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학습은 우리나라가 가장 잘 하는 분야이면서 다른 외국어 교육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K콘텐츠의 해외 반응이 뜨겁습니다. 실감하시나요.
▶오늘도 스웨덴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오징어게임을 언급하는 현지 학생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K팝이나 K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보고, 신기해서 외국인학생이나 교수들에게도 자주 물어봤습니다. '노래가 좋다, 드라마가 재밌다' 이상으로 딱 떨어지는 대답을 듣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문화가 해외로 뻗어나가는 현상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몽골이나 중앙아시아에도 과거 우리나라와 무언가 접점이 있을 땐 우리 문화와 양식이 건너가 유행한 기록들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온라인이 발달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컨텐츠를 접할 기회가 생기면서 그간 우리가 쌓은 역량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도 계속 BTS나 오징어게임을 이을 문화 콘텐츠들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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