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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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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보건의료산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단연 원격의료(비대면 진료)다. 감염병 확산으로 의료부문에서도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일찍이 원격의료를 허용한 미국의 경우 지난 2월 외래환자의 원격의료 이용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년 전보다 38배 급증했다.

다른 주요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 영국과 스웨덴은 전체 진료에서 원격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0%, 35%로 크게 상승했고 중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도 원격의료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세계 원격의료 시장규모가 2019년 416억3000만달러(약 49조원)에서 2027년 3967억6000만달러(약 468조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격의료가 불법인 국내에서도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후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초까지 1만1936개 의료기관에서 276만건의 원격의료가 시행됐다. 의료계가 우려한 의료사고 등 부작용은 없었고 의사나 환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격의료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편익이 컸다고 생각하고 의료기관에서도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가 안정적으로 작동한 데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발 빠르게 관련 플랫폼을 개발한 닥터나우, 굿닥, 똑딱 등 스타트업들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11월 원격의료 서비스를 개시한 닥터나우는 현재 약 150여개 병의원·약국과 협업해 내과·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 총 12개 진료과목에 대한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MAU(월간이용자수)는 11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방지와 국민편익 증진에 기여한 이들 원격의료 스타트업이 다음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존폐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정부가 원격의료 적용 시기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 단계로 정했기 때문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위기단계가 낮아지면 원격의료 근거가 사라져 관련 스타트업들은 사업유지가 불가능해진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당장 다음달에 서비스가 종료돼 망할지 모른다.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환경에서 비대면 진료를 통해 도움받는 분들을 생각하면 한시적 운영이라는 현실이 버겁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다. 권 장관은 국감에서 원격의료의 효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내려오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되면 종전 (대면)진료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원격의료 중단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20년째 반복한 탁상공론과 시범사업을 또다시 되풀이하자는 것인가. 원격의료는 김대중정부 시절 격오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의사단체를 비롯한 기득권의 반발과 관료사회의 복지부동,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막혀 20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더이상 원격의료 도입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그럴 여유도 없다. 원격의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산업적으로도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전세계가 앞다퉈 원격의료 활성화에 나서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격진료 스타트업들을 '시한부 혁신'으로 만드는 것은 명백한 책임회피이자 심각한 직무유기다.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276만건의 귀중한 실증사례를 토대로 한국형 원격의료 제도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
시한부 혁신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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