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카카오 이어 농협도 '금산분리' 위반 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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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에 이어 농협에 대해서도 금융계열사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가 26일 발표한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 정보 공개'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 10조 이상 기업)인 △삼성 △농협 △한화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 보험 △카카오 등 7개 기업집단 소속 11개 금융·보험사 계열사가 18개 비금융 계열사의 주주총회에서 총 107회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제도에 따르면 대기업 소속 금융사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대기업이 금융 계열사의 고객 자금으로 다른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다.

대기업 금융·보험사 계열사가 의결권을 행사한 107건 중 의결권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은 총 16회(14.9%)였는데, 행사 주체는 카카오와 농협 기업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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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91건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 △보험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보험업법 등에서 승인하는 경우(25건) △비금융 상장사의 주총에서 임원 임면·정관 변경·합병 및 양도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12건) △자본시장법·농업협동조합법 등 타법상 특례(54건)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의결권 제한을 위반한 정황에 따라 지난 9월 조사에 착수했던 카카오와 함께 농협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의결권을 행사해 계열사를 지배력을 키웠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올해 케이큐브홀딩스의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지만, 과거 사실상의 금융업을 영위했던 것으로 판단되면 의결권 행사가 위법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농협은 지난 2016년에도 금융·보험 계열사가 의결권을 잘못 행사하다 경고조치를 받은 바 있다. 2015년 주주총회에서 특수목적회사 인매직홀딩스에 대해 총 6회에 걸쳐 의결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매직홀딩스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농협의 계열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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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채무보증 현황도 발표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올해 전체 채무보증금액은 1조1588억원으로, 채무보증을 보유한 셀트리온(3153억원), 넷마블(62억원), 호반건설(3513억원), SM(4172억원) 등 기업집단이 신규 지정되면서 지난해 864억원 대비 1조724억원 늘은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규지정 4개 집단 모두 유예 기간(2년) 내 해소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국은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를 갖지만 현행법으로 규율되지 않는 자금보충약정, TRS 등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실시해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