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서 추락한 친구, 응급실 아닌 정신병동으로 이송 결국 사망"

/사진=뉴스1

인천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던 중학생이 건물 4층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2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쯤 인천시 서구 한 대학병원 건물 4층 휴게공간에서 중학교 2학년생 A군(14)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A군은 이 사고로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기 위해 정신과 병동에서 대기하던 중 끝내 숨졌다.

경찰은 병원 CCTV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우울증을 앓던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 측은 병원에서 과거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 있는 A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락 후 다친 A군을 응급실이 아닌 정신병동으로 데리고 간 뒤 1~2시간 동안 방치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병원에서 아무 조치 못하고 세상을 떠난 친구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군의 친구라고 밝힌 청원인은 "친한 친구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원래 몸이 안 좋은 친구였다"며 "하지만 그걸 견뎌내고 퇴원해 23일에 저와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우울증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 부모님이 우시면서 저한테 연락해 '좋은 곳으로 갔다'고 말씀하셨다"며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 줄 알았다. 친했던 친구가 떠나니 마음이 공허하고 쓸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청원인은 "친구는 병원 건물 4층 산책하는 공간에 있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며 "다리가 심하게 다친 것 외엔 외부에 외상이 없어서 응급실이 아닌 정신병동으로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와 간호사들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친구는 정신병동에서 1~2시간 수술 들어가길 기다리다가 좋은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청원인은 "의사와 간호사들은 어떤 심정으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거냐"며 "조금만 빨리 조치를 했더라면 친구가 제 곁에 있지 않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간호사가 추락한 A군을 최초 발견했다"며 "A군은 추락한 뒤에도 의료진에게 '죽겠다'고 말했고, 정신적 안정을 취하기 위해 정신병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병동에서도 의료진이 A군을 살펴봤고 방치하지 않았다"며 "CT를 찍었는데 문제가 없었고 A군의 의식도 명료했다. 다리 골절로 인한 수술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사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병원 내부 CCTV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병원 측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