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남욱·정민용 재소환…조만간 구속영장 재청구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2021.10.26/뉴스1

'대장동 의혹'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사팀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57)를 26일 소환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조만간 재청구할 방침이다. 정민용 변호사(47)와 남욱 변호사(48)도 이날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씨를 불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53)에게 뇌물을 주기로 약속한 경위와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혐의에 관한 조사다.


김씨 뇌물 의혹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며 대장동에 있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에 관한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수사팀은 박 전 특검 딸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1시2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김씨는 '박 특검과 관련해 화천대유에서 특혜를 제공했는가'라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에 "없었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 딸의 아파트를 뇌물로 보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이 배임 혐의를 특정하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중에 기회 되면 말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보강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 뇌물을 주기로 약속하고 그중 5억원을 전달한 혐의, 회삿돈 약 55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김씨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 이익을 화천대유에 몰아주도록 사업구조에 설계함으로써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100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도 포함됐다. 당시 법원은 "(김씨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구속 필요성이 소명 안 됐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1100억원대 배임 혐의가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구속을 확실시하기 위해 영장에 적시할 김씨 혐의의 범위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걸어오고 있다. 2021.10.26/뉴스1

정 변호사와 남 변호사도 이날 검찰에 출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조사 받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했다. 오후 1시41분쯤 취재진과 만난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당시 성남시장)에게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직접 보고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재차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와 긴밀한 사이다. 최근 대장동 사업 동업자들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작성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직접 보고하러 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민간에 유리하게 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 상당 뇌물을 공여한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 남 변호사는 이날 출석하는 길 기자들에게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형사처벌을 피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는데, 대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