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테라' 어쩌다...공염불된 하이트진로 1위 탈환 선언

하이트진로 테라/사진= 하이트진로

지난해까지 급증했던 하이트진로 (20,650원 ▼350 -1.67%)의 맥주 '테라' 시장 점유율 확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업소 등의 영업이 제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테라 성장세로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던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야심찬 포부가 당분간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테라의 시장 점유율은 거의 제자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의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 조사를 보면 올해 1분기 브랜드 기준 '카스 프레시'가 약 38%의 점유율로 1위였고 2위 브랜드인 테라 점유율은 카스 점유율의 절반에 채 못 미쳤다. 올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도 카스 브랜드 점유율이 38%를 기록했고 테라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 출시된 테라의 점유율은 지난해까지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가정용·유흥용 라거 맥주 전체 시장에서 테라의 점유율은 2019년 8.2%에서 지난해 16.8%로 약 두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위인 카스의 점유율은 2018년 53.7%에서 2019년 50.5%, 지난해 48.4%로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공격적 마케팅과 더불어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 '테슬라(테라+참이슬)' 애칭까지 퍼지며 테라가 인기를 끈 것이다. 테라 열풍으로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은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3월 "테라 성장세가 수도권, 주요 상권에서 지방 상권과 가정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여세를 몰아 올해 시장 회복을 기점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찬 발언을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올해까지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은 어려워 보인다. 아직까지 점유율이 카스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해서다.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3% 줄었고 영업이익은 955억원으로 13.3%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KB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7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40억원으로 31.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3분기 맥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강화되면서 유흥시장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소비도 침체돼 테라 성장세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진행되면 다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