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과 손잡은 우버, 韓시장 재도전…"택시합승 서비스에 기대"

우버-티맵모빌리티 합작사 '우티(UT)'의 우티택시/사진=UT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가 한국 시장에 재도전한다. 단독 출사표가 아니다. SK텔레콤 (50,100원 ▼600 -1.18%)의 T맵 서비스와 손을 잡았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 '우티(UT)'의 한국 서비스 시작과 관련해 "80억달러(약 9조3300억원) 규모의 한국 택시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왕좌를 쓰러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티는 다음주인 11월 1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티는 가맹택시 '우티택시'를 연말까지 1만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우티는 우버와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다. 지분 비율은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이다.

티맵모빌리티의 택시 서비스 티맵택시는 지난 4월 서비스 종료 후 우티 앱에 편입됐으나, 글로벌 차원에서 우버 앱은 별도로 있었다. 우티는 11월 1일부터 이 두 앱을 통합해 하나의 우티 앱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한국 이용자는 이 앱으로 한국에서는 우티 택시를, 해외에서는 우버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우티는 내년 1월 한국 내 허가되는 택시 차량공유(카풀, 합승)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규제 지형이 진화하고 있다"면서 "카풀 서비스가 처음엔 소규모로 시작하겠지만 업계에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적지까지 여러 명이 동승하는 서비스인 카풀은 차량공유·호출업계의 수익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 사이에서 건당 플랫폼 이용료 및 중개료를 받는 카풀 사업의 수익 구조상 운행 횟수가 늘어나면 매출도 늘어난다. 현재는 카풀 서비스가 막혀 있지만,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노력으로 차량호출업계와 택시업계가 합의점을 찾아갔고 허용되면 수익 사업이 될 것이란 점에서 '게임 체인저'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카풀 서비스는 지금까지 난항을 겪었다. 2018년 10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카풀' 출시를 예고하며 공유경제 시장에 참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시범 서비스를 출시하며 회원 9만명을 모았지만 택시업계의 극단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일부 개인택시기사들은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한 달 만에 사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우버는 8년 전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잇따라 실패를 맛봤다. 우버는 2013년 국내 렌터카 업체 MK코리아와 손잡고 한국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한국 택시기사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에 서비스를 접었다.

2017년 4월에는 '불법 영업' 논란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우버의 차량호출 서비스 방식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가 운송용 영업을 해선 안 된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는 '배달의 민족'과 경쟁에 못 이겨 2019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한국의 차량 호출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의 지배적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에 우버는 물론 토스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토스는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 자회사 VCNC 지분 60%를 인수한 뒤 12월 초를 목표로 신규 호출 중개 서비스 '타다 넥스트'에 참여할 기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