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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숨은 주역도 이 사람…이재용 나서자 美 태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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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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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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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였던 10월 25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추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였던 10월 25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추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이재용'이었다. 모더나 백신 확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인맥과 삼성의 역량이 다시 한번 돌파구를 만들었다."

가석방 이후 두문불출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확보를 위해 물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의 노하우와 역량을 백신 생산과 확보에 쏟아붓고 이 과정에서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최고경영자)와 직접 교류하면서백신 공급을 예상 이상으로 앞당겼다는 얘기가 회자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 첫 물량이 이번주 국내에 공급되면 부스터샷, 추가접종 물량 확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7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직후 삼성전자 (75,600원 상승200 -0.3%)·삼성바이오로직스 (900,000원 상승8000 0.9%)·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에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 모더나 백신 조기 생산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더나와 얀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권고한 지난 10월22일 오전 서울 영등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더나와 얀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권고한 지난 10월22일 오전 서울 영등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8월 중순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협력해 백신을 생산할 설비는 갖췄지만 인허가와 안정적인 대량 생산 등 난관이 만만찮았다. mRNA 방식의 모더나 백신은 온도에 민감해 열에 쉽게 파괴되기 되기 때문에 기존 단백질 백신과는 생산 방식이 크게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 mRNA 백신은 처음 생산하는 상황이라 안정적 대량 생산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삼성은 현실적인 난제에도 불구하고 국내 백신 상황을 감안해 모더나 백신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기술력과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mRNA 백신은 일반적으로 기술이전에만 6개월가량이 걸리지만 삼성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시험생산이 3개월 앞당겨졌다.

삼성 특유의 스피드 경영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백신 TF는 생산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체크 리스트를 작성, 점검하고 매일 회의를 진행했다. 주말은 물론, 추석 연휴에도 회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의 다양한 노하우도 총동원됐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이 투입돼 생산 초기 낮았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 비율)을 바이오 업계에서 인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물질 검사 과정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관계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생산 속도가 빨라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이 정부와 협업하며 유럽시험소 등 인허가와 관련된 절차를 대폭 앞당겼다.

삼성SDS 해외물류 팀은 유럽시험소에 백신 샘플을 당일 배송하도록 지원했다. 아일랜드에 있는 유럽시험소를 설득해 검사인력을 늘려 통상 4주가 걸리는 검사 일정을 2주로 단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백신 조기 공급을 위한 전담 TF를 구성해 지원에 나서면서 백신 출하를 10월로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를 찾아 반도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를 찾아 반도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복수의 재계 인사들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인맥이 발휘됐다고 전한다. 이 부회장은 오랜 지인이 모더나와 거래관계에 있는 것을 알고 스테판 방셀 CEO를 비롯한 모더나 최고경영진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방셀 CEO와 지난 8월 화상회의를 통해 백신 생산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당초 위탁생산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사업 파트너로 격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모더나는 기존의 백신을 mRNA 기반의 차세대 백신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향후 삼성과 모너나의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과 방셀 CEO는 이후에도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며 교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화이자 백신 도입 협상 당시에도 정부가 화이자 최고경영진과 창구를 구하지 못해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오랜 지인인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 겸 화이자 수석 사외이사를 통해 화이자 최고위 경영진과의 협상 창구를 열었다. 이후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올 3·4분기에나 공급될 예정이던 화이자 백신이 지난 3월 국내에 조기 도입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1주기를 거치면서 조만간 대외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사장단을 만나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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