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로톡 변호사' 징계절차 착수…법무부 '감독권' 행사하나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개정한 규정이 5일 시행되면서 변협과 로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021.8.5/뉴스1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법률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징계를 반대하며 대한변협에 대한 '감독권' 행사를 경고했던 법무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협은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고 아직 로톡을 탈퇴하지 않은 변호사 200여명을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회부했다.


특조위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 가입 회원들의 △변호사법 △변호사 윤리장전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위반 여부를 정확하게 조사하고 신속하게 징계 절차에 회부하기 위해 이달 초 구성됐다.

특조위는 소명을 받은 뒤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되는 변호사들을 징계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로톡 가입 관련 진정이 접수된 변호사는 최초 1440명이며, 1200여명의 회원은 탈퇴 등으로 대한변협 규정을 준수키로 했다.

대한변협은 관계자는 "변호사 징계 조사나 심의권은 변협의 고유 권한이므로 흔들림 없이 징계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유례없는 사안이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로앤컴퍼니는 "대한변협은 '로톡은 불법 서비스'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개시했다"며 "과거 대한변협이 8차례에 걸쳐 '로톡과 같은 서비스는 합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과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톡은 법무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물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차례 합법 서비스임을 인정받았다"며 "대한변협 스스로도 이번 징계 절차가 실제 징계로 이어지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범계 "로톡 변호사 징계 개시하면 대한변협에 감독권 행사"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5/뉴스1

대한변협과 로앤컴퍼니의 출구 없는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면 법무부가 대한변협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장관이 언급한 감독권은 변호사법을 근거로 한다. 변호사법 제86조에 따르면 대한변협은 법무부 장관의 감독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법무부 장관은 대한변협의 총회 결의가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에 대해선 법무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감독권이 법에 명시돼 있지만 어떤 조건을 두는 것은 아니다. 대한변협의 자율권을 존중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내부 검토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변협도 법무부의 감독권이 어떻게 행사될지에 대해선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아직 법무부로부터 어떤 공문을 받지 못했고 어떠한 조치가 취해질지 모른다. 우리는 규정에 따라 우리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감독권이 아니더라도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협의 징계를 취소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첨예한 대결 구도보다는 원만한 갈등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리걸테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로톡 갈등을 중재 중이다.

한편 대한변협은 전날 '플랫폼 피해 직역의 현황과 대응 심포지엄'을 열고 의사·세무사·택시·소상공인과 함께 '반(反) 플랫폼 연대'를 구축했다. 내부적으로는 변호사 징계 절차를, 외부적으로는 플랫폼 갈등을 부각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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