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갤럭시, '플립3'가 살렸다…반도체 악재 버틴 삼성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폴더블폰 형제가 위기에 처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했다.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지난 3분기 반도체 부품 수급 대란이라는 돌발변수 속에서도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 흥행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연말과 내년에 갤럭시Z폴드3(폴드3)와 갤럭시Z3플립3(플립3)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며 스마트폰 사업도약을 이끌 계획이다.
폴드3·플립3 국내외 흥행 성공…"반도체 수급난 능동 대처해 영향 최소화"삼성전자는 28일 올해 3분기 IM 부문이 매출 28조4200억원, 영업이익 3조3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각각 7%, 24.5% 감소했다. 그러나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3.7% 개선됐다. 3분기 삼성전자 휴대폰 판매량은 72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다. 두 제품을 합한 평균 판매가격(ASP)은 250달러(29만원)를 기록했다. 전분기 휴대폰 판매량 약 6000만대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지난 8월 출시한 폴드3와 플립3가 IM 부문의 실적을 견인했다. 예년과 달리 하반기 간판 제품인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폴드3와 플립3를 합한 국내 판매량은 정식 출시 39일만인 지난 4일 100만대를 돌파했다. '갤럭시노트10'(25일), '갤럭시S8'(37일)에 이어 갤럭시폰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300만대가 넘게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웨어러블·PC·태블릿 등 갤럭시 생태계(Device Eco) 제품군이 성장하고,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이 활약한 점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네트워크 부문도 국내 5G 이동통신망 증설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면서 북미와 일본 시장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판매 호조 및 중저가 라인업 강화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직전 분기와 비교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엔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도 여전히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14억1000만대, 연 성장률 6%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연간 판매량으로 제시한 14억5000만대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지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김성구 삼성전자 IM부문 상무는 이날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이슈가 언제 해소될지를 말하긴 어려우나,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공급 리드 시간을 최적화해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중"이라며 "수급상황 안정 이후에도 주요 협력사(벤더)와 협업을 이어가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갤럭시Z플립 3 비스포크 에디션.

폴더블폰 차별화로 대중화 가속도…갤럭시 생태계 제품 확대 주력삼성전자는 4분기를 기점으로 폴더블폰에 차별화 요소를 가미해 대중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플립3에 49가지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방식 디자인을 적용한 것처럼 폴더블폰 차별화를 시도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5G폰 등 지역별 다양한 수요에 최적화된 제품을 기반으로 대응해 나간다. 또 웨어러블·PC·태블릿 등 한층 쉽고 편리한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의 판매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코로나19의 장기화 등 리스크가 상존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폴더블 경험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을 통해 내년에도 큰폭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