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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인공위성 5만개 시대, 우주산업의 '10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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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종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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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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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익숙한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어 커다란 질서로 자리 잡으면 기존의 모든 것이 바뀐다. 바람이 태풍이 되는 것이다. 인텔을 반도체 제국으로 만든 CEO인 앤드루 S 글로브는 이 거대한 변화를 '10배 변화'라고 불렀다. 10배 변화가 몰아치면 이전의 모든 것이 달라진다. 완전히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된다.

2007년 5월 스티브 잡스는 핸드폰의 10배 변화를 달성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처했다. 잡스는 핵심 부서장들을 긴급 호출했다. 잡스는 그들에게 스크린이 흠집 난 아이폰 시제품을 흔들며 소리쳤다. "6주 내에 이 스크린을 강화유리로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 안에선 그 어떤 업체도 6주 만에 이 주문을 만족시킬 업체가 없었다.

그날 밤 아이폰에 강화유리를 적용한 새 설계도가 보내진 곳은 다름 아닌 중국 선전이었다. 이곳 폭스콘 공장이 아이폰의 실험실이 됐다. 설계도를 받은 현장 주임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공장 기숙사에서 잠든 8000여명의 직원들을 깨웠다. 폭스콘은 직원들에게 비스킷과 녹차 하나씩을 나눠 주고 30분 만에 12시간 교대 근무체제를 가동했다. 직원들은 96시간 만에 강화유리가 적용된 아이폰 1만대를 생산해냈다.

'선전 속도'로 불리는 이 에피소드는 과중한 노동 강도라는 비판에도 불구, 결국 10배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스마트폰 시대가 화려하게 열렸고, 엄청난 창조물들이 그 폰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바람이 태풍이 되며 '10배 변화'가 기존의 모든 것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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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인공위성 산업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이 산업도 곳곳에서 '10배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비용이 현격히 낮아졌다. 미국 매체 허슬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 X는 2015년 재사용 가능한 로켓인 팰컨9 발사에 성공하며 위성 발사 비용을 혁신적으로 떨어뜨렸다. 이전까지 2억달러가 넘던 인공위성 발사 비용은 이후 6000만달러로 낮아졌다.

인공위성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진 것도 10배 변화에 한 몫 했다. 40년전 1800kg으로 초대형 트럭만큼 컸던 위성 크기는 이제 단 12kg으로 신발장 크기로 바뀌었다. 사진을 분석해 데이터로 만드는 기술이 급진전한 것도 10배 변화를 이끌었다. RS메트릭스 같은 회사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월마트나 맥도날드 같은 유통·식음료 매장의 주차장 6만5000개를 촬영한다.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수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해당 업체에 제공하는 것이다.

트레이드 스페이스는 브라질 커피 농장들의 위성 사진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결합해 커피 생산량을 계산한다. 이 자료는 커피 가격 예측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인공위성이 아마존 삼림 벌채를 감시하는가 하면 홍수나 산불, 기름 유출 같은 재해도 척척 식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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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공위성 산업은 전 세계 우주 산업 수익의 73% 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당장 지난 17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해 '우주여행' 시대를 연 버진캘러틱의 리차드 브랜슨 회장은 손익분기점에 한층 다가갔다. 그가 내놓은 25만달러짜리 우주여행 티켓은 이미 600장이 팔렸다. 손익분기점인 4000장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브랜슨 회장은 그가 죽기 전 우주여행의 10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2030년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5만 개로 지금보다 800%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천문학자들은 위성이 너무 많아 별 관측이 힘들다고 하소연 할 수 있지만 우주에 대한 우리 태도를 바꿀 10배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를 이끌 모든 멤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한국의 우주 산업을 뒤바꿀 진정한 '10배 변화'가 되길 바란다.

[광화문]인공위성 5만개 시대, 우주산업의 '10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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