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오르고 후판값 선방"…한국조선해양 3분기 깜짝 실적(종합)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친환경 선박의 발주가 증가하고 선가가 오르면서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2분기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었던 후판 가격 급등으로 인한 공사손실충당금도 일부 환입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로 인한 이익도 발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8.2% 증가한 141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2.8% 증가한 3조557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가 290억원 언저리였음을 감안하면 예상을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8973억원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엔 하반기 후판 가격 급등을 예상해 912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지만 3분기엔 공사손실충당금이 없었고, 오히려 2분기 공사손실충당금 중 600억원이 환입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공사손실충당금은 포스코에서 요청한 강재 가격과 한국조선해양 요청 가격의 중간으로 설정했는데 계약 가격을 그보다 낮게 체결했다"며 "계열사별로 현대중공업 280억원, 현대미포조선 120억원, 현대삼호중공업 200억원씩 환입됐다"고 말했다.

환율이 높아지면서 외환 관련 이익도 발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84.9원으로 전 분기보다 54.9원 상승하면서 외환 관련 이익이 1488억원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에서만 3분기 누적 176억9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연초 수주 목표치 124%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올해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총 25척 수주해 2024년까지 안정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수주가 2.5년치를 넘으면서 계획 수주와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까지 흑자 기조지만 큰 폭의 개선은 어렵고 2023부터 빠르게 턴어라운드하기 시작해 2024부턴 보다 빠른 매출·영업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수주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LNG선 가격이 폭등했지만 물량이 없어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제외해도 2~4척 발주되는 중소 규모 수요가 많이 늘어났고 슬롯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흐름이 지속된다면, 환경 규제 강화로 컨테이너선박 발주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은 시장 호황이 내년까지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컨테이너선사의 수익이 급증한 상황에서 친환경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수익이 노후선박 교체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규제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향후 선박 교체 수요가 중요한데 환경규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2024년까진 대부분 슬롯이 차있어 2025년 슬롯을 누가 먼저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탱커(액체화물운반선) 역시 운임이 현재보다 오르면 발주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탱커 수주 잔량은 최저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탱커 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내년엔 올해보다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운임이 더 오르면 친환경 선박 발주 흐름과 함께 선주가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호황이지만, 생산시설 확충 계획은 없는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상황에서 물리적 생산 시설 확충 계획은 없다"며 "최대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조정함으로써 슬롯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가 인상과 관련해선 "선가를 인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대폭 올리면 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조금씩 전 선종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