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임금 못받아" 제2의 염전노예 사건? …치아 빠지고 소금독까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전남 신안의 한 염전에서 발생한 임금 체불 사건과 관련해 사업주를 입건했다.


전남경찰청은 신안에서 염전 사업장을 운영 중인 A씨(48)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염전 종사자 B씨 등을 수년간 자신의 염전에서 일하게 하고도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공익법센터 어필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염전지역 인권실태를 전면 재조사할 것을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B씨 명의의 고소장을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B씨는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남 신안 노동력 착취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염전주 A씨를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상습준 사기, 감금 등 혐의로 고소했다.


B씨 측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7년 가까이 새벽부터 저녁까지 염전 노동을 제공했지만 임금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염전주는 통장에 돈을 입금한 뒤 이를 곧장 현금으로 인출해오게 시켜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B씨 측은 주장했다. B씨는 지적 능력이 부족해 장애인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B씨 측은 1년에 1~2회만 외출할 수 있었고 이마저도 감시 아래 진행돼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환경 탓에 치아가 빠지고 피부에 소금독이 올랐음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 했다고 했다.

B씨는 지난 5월 가까스로 염전을 탈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으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은 400만원 합의를 유도하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는 염전노예가 2014년 '염전노예 사건' 이후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음에도 지역 경찰이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2014년에도 신안 신의도의 염전에서 장애인을 유괴·감금하고 강제로 중노동을 시켜온 일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은 B씨 등 해당 염전 종사자 12명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다. 염전주 A씨도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금과 폭행, 임금체불 등 제기된 의혹을 수사 중"이라며 "종사자들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마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