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파스 경영권 둘러싼 분쟁 치열…100억원 유증 납입이 '관건'

터치 컨트롤러 IC(직접회로) 전문기업 멜파스 (151원 ▼119 -44.07%)의 경영권을 두고 전 최대주주인 밀탑과 재무적투자자(FI)간의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지난 28일 강정훈 밀탑 대표 등이 멜파스와 이준섭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지난 8월 멜파스의 전 최대주주(LianChuang Electronic Technology)는 밀탑과 보유주식 235만여주를 61억원에 경영권과 함께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 가운데 49억원은 케이린파트너스(현 올바른 대부)에 주식 전량을 맡기고 차입했다. 또 밀탑이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밀탑이 보유한 주식은 주가하락으로 경영권이 최종 변경되는 10월 7일 임시주주총 때까지 전량 반대매매(채권자 임의처분) 당했다. 이에 밀탑 경영진과 FI 들이 멜파스의 경영권을 두고 다툼이 시작됐다.
한 장소에서 따로 열린 주총, 법원의 판단은? 밀탑의 '완승'사건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라온스케웨어 연회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생했다. 배상열 전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아 개최된 주총에서는 밀탑과 FI가 각각 추천한 임원 선임 안건이 상정됐고, 강정훈 대표 등 밀탑 측 인사들이 신규 경영진으로 선임됐다.

이에 FI들은 의결권을 대리행사할 사람들이 주주총회에 출입을 저지당했다며 주총 출입문 앞에서 별도로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대표이사 의장은 참석을 거부했다는 사유로 임시의장에 양진혁씨를 선임하고. FI 측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통가시키고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했다.


밀탑과 FI 측은 주주총회 의사록을 각각 작성해 등기소에 접수했고, 최종적으로 FI 측 주주총회 결과로 지난 20일 등기가 완료됐다. 이에 밀탑 측이 멜파스와 이준섭 대표 등을 대상으로 직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밀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FI 측 주총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핵심이 된 사항은 밀탑 측이 가진 의결권의 전자투표 효력 여부다. 밀탑 측은 인수자금 차입하면서 의결권을 FI 측에 위임하기로 악정했다. 하지만 주총 전 밀탑 측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주주권은 당사자의 특약이나 주주권 포기 의사표시만으로 상실되지 아니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행사가 제한되지 않는다. 주주가 일정기간 타인에게 주주로서의 의결권 행사권한을 위임하기로 약정한 사정만으로 주주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밀탑 측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FI 측의 대리인들이 주주총회 출입이 저지됐더라도 의결권 행사를 방해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FI측)주주총회는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하자가 너무 중대하여 그 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사회에서 이준섭 대표이사를 선임한 결의도 그 하자가 중대하여 부존재하거나 무효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멜파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긴급히 강정훈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주현성 사내이사, 심영호 사외이사로의 지위를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11월 100억원 유증 납입이 '관건', 주주 신뢰 회복 해야밀탑 측이 다시 멜파스의 이사회를 찾아왔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밀탑의 보유주식이 없는 만큼 FI 측이 다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FI 측의 보유 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밀탑은 100억원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10월 14일에서 11월 30일로 변경한 상태다. 밀탑이 완전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FI 측이 다시 주총 소집을 요청해 주주명부를 폐쇄하기 전 유증을 조기 납입해 의결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밀탑이 멜파스의 사업 정상화 계획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멜파스의 주가는 이날 전일대비 16.21% 하락한 1525원으로 마감했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경영권 분쟁이 심해질 것을 우려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밀탑 관계자는 "11월에 유증 납입을 완료해 경영권을 안정화시킬 예정이다. 또 주주권익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