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에코프로비엠 업은 2차전지株 '꿈틀'…"LFP 우려 과해"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2일 (주)에코프로베엠 포항1공장 준공식이 북구 흥해읍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열렸다. 이날 준공된 포항 1공장은 연간 생산 2만6000톤 규모의 전기차 이차 배터리 양극재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간 ㈜에코프로비엠 포항1공장은 지난 1년 동안 800억 원 규모의 예산과 연인원 9만 여명을 투입 6만2305㎡부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9.10.22/뉴스1

에코프로비엠 (233,500원 ▼6,500 -2.71%)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국내 2차전지 소재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용 소식에 주춤했던 2차전지주가 다시 상승장에 올라탈지 주목된다.

5일 오전 11시 51분 현재 에코프로비엠 (233,500원 ▼6,500 -2.71%)은 전 거래일 대비 3만2700원(7.17%) 오른 48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주가는 장중 50만43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인 에코프로 (517,000원 ▼33,000 -6.00%)도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코프로는 8800원(7.10%) 오른 13만27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13만7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뿐만이 아니다. 최근 여타 2차전지 소재주도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엘앤에프 (151,100원 ▼2,100 -1.37%)는 최근 일주일 새 12% 뛰었고, 천보 (72,400원 ▼700 -0.96%)도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인다.

지난달 중순 국내 2차전지 소재주는 테슬라의 LFP 배터리 채용 소식에 급락을 겪었다. 당시 테슬라는 실적 발표 행사에서 자사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교체하겠다고 언급했다.


LFP 배터리는 중국 CATL과 BYD 등이 주로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407,000원 ▼14,500 -3.44%), 에코프로비엠 (233,500원 ▼6,500 -2.71%)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사 3곳은 NCA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위주다.

이들 업체에 주로 납품하는 국내 2차전지 소재업체도 NCA나 NCM 배터리에 강점을 보인다.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NCA, NCM 제품 라인업을 모두 보유한 회사다. 엘앤에프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양산한다. 포스코케미칼 (275,000원 ▼2,000 -0.72%)도 NCM 양극재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의 LFP 배터리 채용 소식에 주춤했던 주가는 최근 들어 다시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증권가 호평과 에코프로의 중장기 비전 발표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에코프로는 '에코-프렌들리 데이' 행사에서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출 14조원 및 양극재 CAPA(생산능력) 48만톤 달성이 골자다. 이는 전기차 약 6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생산능력 상향을 반영해 오는 2024, 2025,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대비 각각 28%, 29%, 43% 상향 조정한다"며 "양극재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재료 내재화와 리사이클인데 이 두 가지 모두를 계열사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 그룹이 유일하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48만원에서 80만원으로 67%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53만원→78만원), 교보증권(38만원→55만원), KB증권(50만원→58만원) 등도 일제히 목표가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LFP 배터리 관련한 시장의 우려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간 제약이 분명한 전기차에서 LFP가 태생적으로 피할 수 없는 무게와 부피당을 많이 간과한다는 점에서 'LFP 대세론'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환경이슈로 인해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배터리 전 생애주기 관리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리사이클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LFP가 자원 순환 경제성이 높은 하이니켈계보다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폭발적으로 상승한 한국 양극재 업체들 주가로 인해 중국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점을 단기 리스크로 지적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이는 LFP의 대세론의 정당성을 부여해주지는 않는다"며 "양극재 업체의 주가 조정이 있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면서 다시 한번 좋은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