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노무법인 이황구 대표노무사, "임금명세서, 공인노무사 고유업무 영역"

임금명세서 교부의무가 규정된 근로기준법 제48조(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가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1년 11월부터는 사업장이 근로자에게 임금 지급 시 임금명세서를 필수적으로 교부해야 한다. 이에 대한 시행과 관련해 고용노동부 및 각 노무법인 등에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쟁점도 부각되고 있다.

지정노무법인 이황구 대표노무사/사진제공=지정노무법인

이 중 가장 중요한 쟁점은 임금명세서를 누가 작성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보다 적법한 임금명세서를 교부하기 위해 '아웃소싱'을 맡기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사업주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아웃소싱을 맡기는 것이 적법하고 리스크가 없을지에 대해 고민이 발생함은 당연하다.

이와 관련해 우선 임금명세서가 어떤 서류인지만 살펴보면 된다. 사업장마다 임금명세서가 '세무(稅務)'와 관련된 서류인지 '노무(勞務)'와 관련된 서류인지 헷갈릴 수 있겠지만, '임금명세서'는 '노무(勞務)'와 관련된 서류임이 명약관화하다. 말하자면 임금명세서는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서류이기 때문에 노동관계법령 서류인 것이 당연하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공인노무사법 시행령 별표 1에 따라 노동관계법령으로 규정돼 있다. 근로기준법은 대표적인 노동관계법령이라고 볼 수 있고,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근로계약서가 노동관계법령 서류인 것과 마찬가지로 임금명세서 역시 당연히 노동관계법령 서류인 것이다. 따라서 노동관계법령 서류의 작성 및 확인은 원칙적으로 공인노무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임금명세서는 근로계약서와 달리 임금을 지급 시마다 교부해야 하며 이제는 세금 항목의 정해진 요율이나 세액표에 따른 공제뿐만 아니라 각 임금 항목을 작성하고 기본급의 최저임금 미달 여부, 각종 시간외수당 등의 적법 지급 여부, 통상임금 해당 여부 등에 대해서도 작성해야 한다. 이에 정당한 작성 권한과 노동관계법령에 대한 전문성을 겸비한 공인노무사에게 아웃소싱을 맡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자가 최근 가장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은 세무사가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인데, 세무사가 과연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는 법의 해석에 따라 답이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는 노동관계법령 서류이며 이를 작성하고 확인하는 업무는 공인노무사만이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다른 법률에서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예외적으로 세무사가 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는 세무사법 제2조(세무사의 직무)를 살펴보면 되는데, 그 직무 범위의 해석상 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특히 세무사가 작성할 수 있는 근로소득 원천징수부는 임금명세서로 볼 수 없다고 하는 세무사 업계의 의견이 있는 만큼, 세무사들이 세무사법상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보기에 무리한 부분도 있다.

만약 세무사가 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면 반대로 공인노무사도 근로소득 원천징수부 등 근로자의 급여가 나와 있는 서류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만큼, 이는 전문자격사제도의 취지와는 다르다고 판단된다.

이제는 인접 영역에 있는 전문자격사 간 고유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 일선 사업장에 더는 혼란이 없도록 지도하는 것 역시 전문자격사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된다. 글 / 지정노무법인 이황구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