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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미국으로 간 까닭[오동희의 思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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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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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자동차용 반도체나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는 우리 산업 생태계(ecosystem)에서 어느 요인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아무리 작은 부품이나 기업이라도 생태계를 구성하는 그 한 요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생태계가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꿀벌이 사라지는 비극의 결과가 꿀벌에만 그치지 않고, 나무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고 숲의 소멸은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영국의 식물생태학자 아서 탠슬리는 1935년 학술지에 '생태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이를 단순한 하나의 묶음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하나의 단위로 인식하고 그 내부의 여러 구성요소간의 상호작용이 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같은 생태계는 아서 탠슬리가 이름짓기 전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18세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산업계에선 분업이라는 것을 통해 생태계가 만들어졌고,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지만 그 본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업을 하고, 그 분업이 한 기업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비효율적일 경우 기업 외부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그 때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애덤 스미스의 저서 국부론 제1권 제1장 '분업'에서의 '핀의 제조과정'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분업의 효율성은 어디서나 입증되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이는 외부로 확장된다.

이 분업을 한 회사 내에서가 아니라, 여러 회사들이 모인 산업 전체의 에코시스템으로 확장한 영국의 철학자 로날드 코즈는 1930년대 '기업의 본질'이라는 논문에서 분업과정에서 벌어지는 시장을 통한 교환 자체가 결코 공짜가 아니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부족이나 요소수 부족이 이런 시장 내에서의 분업과정에서 일어나는 교환이 공짜가 아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자, 꿀벌이 사라질 경우 인류의 종말이 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저임금 노동이 가능한 동남아시아에 반도체 패키징을 맡기고, 중국의 싼 요소수 생산시설에 생산 공정을 맡긴 결과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전체 에코시스템이 마비됐다.

에코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주는 위험성을 인지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생산성을 무시하고 모든 생산과정을 내재화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오히려 경쟁력을 잃고 도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려울 때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은 자신의 저서 '사회분업론'에서 "분업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연대감을 높여 사회 통합을 부른다"며 "분업은 문명의 원천"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아침 미국과 캐나다로 출장을 떠난 것도 반도체나 백신 등의 에코시스템의 복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시스템은 직접 살을 맞붙이며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직접 만나 점검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글로벌 에코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수시로 만나고 점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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