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커진 쿠팡·쓱닷컴·11번가, '출혈경쟁' 이어진다

쿠팡, SSG닷컴, 롯데온, 11번가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이 지난 3분기 일제히 적자 폭을 키웠다.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가 강화되면서다. 특히 SSG닷컴 등이 상장(IPO)를 앞둔 상황에서 덩치를 키우기 위한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당분간 온라인 쇼핑 시장을 향한 '출혈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쿠팡은 매출액 5조4784억원(46억4471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48% 늘어난 수치로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이다. 그러나 전년대비 적자도 늘어 3717억원(3억1511만달러)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 계열사인 SSG닷컴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3865억원, 영업적자 3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4.7% 늘었지만 적자 규모가 전년동기(31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커졌다.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SSG닷컴은 매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들어 프로모션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11번가도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 3분기 11번가는 영업적자 1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전분기 적자 14억원과 비교해서도 10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11번가는 "커머스 시장 경쟁 대응과 글로벌 스토어 아마존 론칭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도 소폭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온은 매출 280억원 영업적자 460억원을 기록했다. 물류비, 광고판촉비 등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e커머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플레이어들이 늘어났고 주도권을 뺏기 위해 업체들은 물류 인프라 확충, 마케팅 강화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쿠팡의 경우 올 들어 물류센터 인프라를 800만 평방피트(약 74만㎡) 늘렸다. 쿠팡은 내년에도 수백만 평방피트 이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SG닷컴도 최근 이마트 이천점에 대규모 PP센터를 구축하는 등 오는 2025년까지 '대형PP센터'를 70여개 확보하고 물류 인프라를 확장해 현재 일 14만 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 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온 역시 물류, 마케팅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문제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한 성장 정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데 성장이 둔화되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소비 심리는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백신접종률이 80%를 웃돌며 '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라 온라인 채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3분기 활성고객(구매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고객)이 전분기 대비 20만명 줄었고 11번가는 아마존 론칭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주요 업체들이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만큼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는 "쿠팡 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 유통 공룡 등이 온라인 채널 확장을 강화하고 있는만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e커머스 업체들의 경우 생존이 과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