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이 민간보다 비싸다니"..과천주암 사전청약 '8.8억' 논란

3차 사전청약에 포함된 '과천주암' 공공분양 분양가격이 9억원에 육박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인근 지역인 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된 민간아파트 분양가보다도 비싸게 공급돼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공공분양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토교통부는 오는 18일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4100가구 규모의 3차 사전청약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물량에는 3기 신도시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과천주암 공공분양 물량도 포함됐다. 전체 6000가구 중 C1·C-2 블록의 1535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과천주암지구는 우면산, 청계산 등이 가깝고 렛츠런파크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는 게 특장점으로 꼽힌다. 경부고속도로, 과천~우면산 간 고속화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양재대로, 과천~봉담 간 도시고속화도로 등 광역교통여건도 양호한 편이어서 사전청약 발표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문제는 분양가격이다. 통상 공공분양은 저소득층 서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는 취지에 맞게 민간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돼왔다. 그러나 '과천주암'의 경우, 공공분양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최근 분양한 민간 아파트보다도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과천주암 사전청약의 추정분양가격은 면적 별로 5억~8억원 대다.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전용 84㎡ 분양가는 8억8460만원으로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8월 과천지식정보타운에 공급된 '과천지식정보타운린파밀리에'의 동일면적 분양가가 8억4000만~8억7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00만원 이상 비싸다.


주택 수요자들도 예상보다 높게 나온 과천주암지구 분양가에 실망이 크다. 한 수요자는 "공공분양은 서민용 아파트인데, 9억 짜리 집을 살 수 있는 서민이 얼마나 되겠냐"며 "정부가 '집값은 거품'이라고 해놓고 그 거품을 반영해 분양가를 정한 것 같다"고 반발했다. 또다른 예비청약자는 "대출까지 막아놓은 상황에서 9억이라니, 결국 공공분양도 현금부자들에게 돌아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주암지구와 지식정보타운을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주암지구는 개발시기도 10년 가까이 차이가 날 뿐더러 입지적으로도 차이가 있다"며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안양생활권이라면 주암지구는 서울 서초생활권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과천 신축 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가 20억원 수준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값'도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앞선 1·2차 사전청약에서 전용 59㎡ 이하 소형보다는 전용 84㎡에 청약자들이 몰렸는데, 3차에서는 유일하게 '과천주암'에만 전용 84㎡ 물량이 있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기지역인 하남교산, 과천주암의 경우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며 이들 지구에 청약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과천주암 전용 84㎡는 신혼희망타운이 아닌 공공분양으로 공급되고 설계도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4베이 판상형이 적용돼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