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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낸 이자로 은행은 배당 잔치?"…비판 거센데 정부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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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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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규제의 역설, 은행의 배신(下)

[편집자주] 대출총량 관리의 효과가 일파만파다. 공급을 죄니 가격이 뛰었다. 은행들은 일제히 이자를 더 받았고, 대출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3분기까지 주요은행의 누적 이익은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대출규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왜곡현상이란 부작용도 나타났다.


내년엔 더 많이 번다는데... 은행 그 돈 다 어디 쓰나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것과 동시에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의 예대마진도 커졌다. 특히 대출규제에 따른 은행의 여신금리 인상이 4분에 집중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런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은행의 이익이 내년에 더 좋다는 얘기다. 경쟁적으로 주주배당 확대를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예대마진은 잔액기준으로 지난해말 1.89%p에서 지난 9월 잔액기준 2.01%p로 올랐다. 이는 은행의 이자이익이 6.3% 가량 증가했다는 뜻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총량관리가 본격화한 3분기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000억원)보다 12.5% 급증했다. 지난 1분기(10조8000억원)와 2분기(11조3000억원)와 견줘서도 이자이익이 더 늘어난 것이다. 총량 규제가 결과적으로 은행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적은 편이라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지만 각국의 경제상황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 지난 3분기 5대 은행의 평균 NIM은 1.43%로 1년 전(1.38%)보다 0.05%포인트 개선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기조를 벗어난 영향에다 저원가성 예금 증대 등과 아울러 이자이익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예대마진 확대는 준거금리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에 맞춰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폐지 등 은행이 디마케팅을 한 것 역시 적지 않게 작용했다. 대출총량 관리를 강화하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을 조치다. 그 결과 예금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1% 중반을 간신히 넘기는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에 육박한다. 시장금리가 뛴 이상으로 가격전가를 하니 대출자들의 체감금리가 높아졌고 대출 규제에 따른 불만도 고조된 것이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집값 급등기가 겹친 지난해 초부터 올 상반기까지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늘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금리인하가 이어지자 은행들은 대출량을 늘려서 낮아진 예대마진을 극복했다. 이른바 박리다매 전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니 이익이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출 잔액이 이미 많은 상태에서 금리가 인상되니 자연스레 이익도 증가하는 것"이라며 "은행이익 개선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대출총량 제한으로 은행들이 이익 보전을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하기 시작했다. 이환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부터 자산 리프라이싱(재산정) 효과가 반영되고 가계대출 규제 등에 따른 예대마진 개선을 기대한다"며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NIM 확대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 모두에 해당된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배당, 충당금 적립, 인건비 등으로 쓰인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회사는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췄던 것을 되올릴 예정이다. 이미 중간배당에 이어 분기배당도 정례화했다. 유보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할 수도 있다. 배당 확대는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나무랄 일이 아니다.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문제는 이자이익의 상당 부분이 소수 이해관계자(주주·경영진 등)에 돌아간다는 점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0~70%에 달한다. 우리금융도 30%에 근접해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펼친 규제의 판 위에서 대출금리를 필요 이상으로 올려 이익을 확대하는 행태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최대 실적과 배당 확대가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금융회사 임직원과 주주들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반면, 기업 존립의 근거이자 핵심 이해관계자인 고객들은 이자 부담 확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선 연임하려면 성과가 중요한데 주가가 오르고, 주주 가치가 상승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은행의 공익성보다는 개인의 이해와 은행의 이익을 중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탓 아니고 시장금리 탓"...금융당국의 자기방어?



"내가 더 낸 이자로 은행은 배당 잔치?"…비판 거센데 정부는 뭐하나
'대출총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금리 폭리를 취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18일 설명자료를 내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준거금리 상승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은행이 금리를 올리도록 판을 깔아준 금융당국이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자에 불리하게 대출금리를 산정한 측면도 일부 있지만 상대적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예컨대 5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 6월 말 2.75%에서 지난달 3.42%로 4달 새 0.68%P(포인트) 뛰었는데 준거금리가 같은 기간 0.64%P 올랐고, 은행들의 우대금리가 0.08%P 축소된 결과라고 했다. 은행 가산금리는 오히려 0.04%P 내렸다고도 했다.

금융당국은 국채나 은행채 등 준거금리가 글로벌 동반긴축과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하반기 들어 크게 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채 금리가 오른 것 역시 재난지원금 등 기획재정부의 재정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정부 탓이긴 마찬가지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게다가 주담대와 달리 신용대출은 준거금리 외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지난달 말 5대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3.45%로 6월 말 2.84%보다 0.62%P 올랐다. 이 기간 신용대출 준거금리가 0.44%P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0.18%P는 은행 재량으로 금리를 올렸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특정 한 은행이 6~9월 사이 가산금리를 0.67%P, 우대금리를 1.24%P 올린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며 이를 제외하면 은행들이 신용대출에서 올려 받은 가산금리는 0.09%P, 축소한 우대금리폭은 0.1%P에 그친다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올해 거둔 이자이익이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급증한 가계대출 영향이라고 본다. 가계대출 평균잔액이 10월까지 69조원이나 늘어나 이자이익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평균 대출금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고금리'를 무는 사례가 속출한다. 정부가 대출 총량관리에 나서면서 은행이 줄어든 대출취급량만큼 이자를 더 받아 수익성을 유지하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설명에는 은행들이 이달 들어 대출이자를 급격히 올리고 있는 내용이 빠져 있다. 금융당국 역시 10월 이후 상승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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