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자율주행'…신성장산업에 안 빠지는 이 회사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자율주행. 신성장산업 전환기에 LG이노텍이 발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은 가상현실용 장비에 사용되고, 또다른 사업인 전장부품은 자율주행 시대에 필수요소로 여겨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와 내년인 2022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예상 매출액은 14조1000억여원 내외, 내년 예상 매출액은 15조1000억여원 내외다. 지난해 매출액인 9조5418억원을 크게 웃돈다.


업계는 LG이노텍의 사업 포트폴리오인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전장부품 △기판소재가 신성장산업과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 보고 있다. 초기시장 선점이 시장성숙기의 확고한 입지로 이어진다면 LG이노텍은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차 시장 개화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장비 출하량은 올해 900만대 수준인데, 2025년엔 2870만대에 이르는 등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협력관계는 애플이다. 애플은 메타버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 서비스 회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따르면 애플은 최근 5년간 메타버스 관련 특허를 꾸준히 내놓는 상위 5개 업체 중 한 곳이다. 당장 내년 하반기에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필수 하드웨어 XR(확장현실, AR과 VR을 동시에 구현)헤드셋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상현실 내에서 현실과의 괴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고해상도의 끊김없는 화면 구현이 필요한데, 주변환경과 사용자 움직임을 정확하고도 빠른 속도로 잡아내려면 고성능 카메라가 필수적이다.

LG이노텍은 애플의 메타버스 사업에 필요한 카메라모듈 등 핵심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점쳐진다. 애플은 협력사를 깐깐히 검증하기로 유명한데, 이미 아이폰(스마트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해온 LG이노텍이 또 한번 애플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가운데 60~70%를 카메라모듈 사업이 차지하는데, 이중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 역시 60~70%라고 알려졌다. 아이폰13 판매 흥행까지 더해지면서 늘어나는 카메라모듈 수요를 맞추기 위해 LG전자의 구미 A3공장을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완전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인 애플카에도 LG이노텍의 전장부품이 사용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카 개발 속도를 올리고 있다며 이르면 2025년 애플카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예상됐던 출시 시기(2026년~2027년)보다 앞당겨졌다.

자율주행을 위해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와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 제공하는 지능형교통시스템(C-ITS)등의 기술이 필수적이다. LG이노텍은 이미 전세계 15개 이상의 자동차 업체에 전장용 카메라와 자율주행 부품을 공급하면서, 자율주행 카메라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검증된 부품업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산업물결이 이미 시작됐다"며 "애플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고객사들과도 협력해 시장을 선점할 역량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